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나이트클럽 '펄스'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지만, 최근 요일별 이벤트 등을 통해 일반인 방문자도 점점 늘어나면서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2시 영업을 종료하려던 때였지만, 여전히 약 320명이 흥청거리고 있었고 옆 사람의 대화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악도 커진 상태였다.
수십 발의 총성이 울렸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소리를 음악으로 착각했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해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사건 당시 출입구 가까이에 있었다는 크리스토퍼 핸슨은 CNN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을 피하려고 정신없이 지그재그로 기어나가야 했다"며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고 엄청난 혼란이 벌어졌으며, 마치 공포영화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람들이 "총격이다"라고 소리치기 시작했고, 찾을 수 있는 출구는 물론 유리창을 깨고 달아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을 찾았던 로지 페바는 올랜도센티넬과의 인터뷰에서 "총격범의 손에 들린 총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총성이 음악인 줄 알았다"며 "한 남성이 쓰러지는 모습을 본 다음 곧바로 밖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존 알라모라는 이름의 목격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발에서 50발 정도의 총성이 들린 뒤 음악이 멈췄다"고 전했다.
많은 희생자를 낳은 총격이 있기 전 범인과 경찰 간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범인은 오전 2시 2분께 나이트클럽에 들어가 첫 총격을 한 직후 한때 클럽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당시 나이트클럽에서 '연장 근무' 중이던 경찰관과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한 다른 경관 2명이 클럽 밖에서 범인과 총격전을 벌였다.
하지만 범인은 다시 나이트클럽 안으로 도주해 총기를 난사했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국장은 이를 기점으로 사건이 "인질극 상황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곧 병력과 경찰특공대, 무장 차량을 현장으로 집결시켰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나이트클럽 주변을 봉쇄하고 부상자를 구조하는 동안 불이 모두 꺼진 건물 안에서는 질식할 듯한 공포가 이어지고 있었다.
미처 출구를 찾지 못한 이들이 화장실은 물론 환기구나 지붕 아래 등 숨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들어갔지만, 총격범 역시 이런 사람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오전 5시께 경찰은 인질 구출을 위한 진압작전을 결정했다. 플로리다주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은 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경찰특공대를 진입시켰다.
경찰특공대원은 차근차근 진입하면서 곳곳에 숨어 있던 사람들을 밖으로 대피시키기 시작했고, 그 직후 총격전이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적어도 9명의 경관이 총격전에 참가했고, 경관 1명은 총격범의 총탄이 헬멧에 맞는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께 경찰은 총격범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총격범이 지녔던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을 '처리'했고, 이때 발생한 폭발음은 현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후 올랜도시는 이번 사건의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이 늘어난 50명이었고, 부상자도 53명이었다고 발표했다.
희생자 규모가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32명 사망, 30명 부상)을 크게 웃도는 이번 참사는 역사상 미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이자 증오 행위"라고 규정한 뒤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슬픔과 분노, 우리 국민을 지키자는 결의로 함께 뭉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한편 애도의 뜻으로 정부 건물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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