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력 생산업자가 소매도 가능, 가스 직수입도 민간에 순차 개방

에너지·환경 공공기관 기능조정

앞으로 일반 국민이나 기업이 전기를 만들어 사고팔 수 있도록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소매) 분야가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된다. 우량 공기업인 한전의 발전 자회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 8곳의 증시 상장도 추진된다. 사양산업에 접어든 대한석탄공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산 및 인력 감축에 들어간다. 무리한 투자로 부실을 키운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해외광구 등의 자산을 매각하고,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손을 뗀다.

정부는 14일 열린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중복 기능은 합치고, 민간 경합 업무는 개방

정부의 이번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공공기관의 중복된 기능을 합치고 민간과 경합하는 업무는 개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조정에 따라 5개 공공기관(기초전력연구원'국립생태원'낙동강생물자원관'호남권생물자원관'멸종위기종복원센터)이 통폐합되고, 2개 기관(석탄공사'광물자원공사)의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29개 기관은 기능이 개편된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 인력 3천500명이 전환 및 재배치, 감축될 예정이다.

조정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 부문이 독과점하고 있는 분야에서 민간 참여를 확대키로 하고, 우선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소매) 분야 규제를 완화한 뒤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키로 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분야 신사업자들이 전기를 생산한 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현재는 개인이나 민간사업자들이 전력을 생산해도 한전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가스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가스 도입'도매 분야도 민간직수입제도 활성화를 통해 시장 경쟁구도를 조성한 뒤 2025년부터 민간에 순차적으로 문을 열기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재무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 방안 중 하나로 남동발전 등 한전 발전 자회사 5곳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 8곳의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지역난방공사는 내년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공기업 부실 정리 및 비핵심 업무 축소 차원에서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석탄공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산과 인력 감축을 추진한다.

◆가스'석유공사 통합은 않기로

가스'석유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핵심 자산만 남기기로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던 가스'석유공사의 통합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 가스공사는 자체 재무개선 계획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 해외사업의 조정'축소는 없다고 본다. 정부의 이번 공공기관 기능 조정안에 따른 영향은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며 "또 LNG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 등을 감안하면 자가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가스 민간직수입제도 활성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물자원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기능에서 단계적으로 손을 떼고, 광물 비축과 방산 업무는 다른 공공기관에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유연탄과 우라늄 등 발전원료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던 한전의 해외개발 기능은 폐지된다. 호주 등 4개국에서 진행 중인 9개 발전연료 관련 사업과 자산은 발전 자회사 및 한수원에 우선 매각될 예정이다.

해외 발전소 건설 사업은 한전이 에너지신산업과 대형발전 위주로, 발전5사는 화력'신재생 및 운영(O&M)을 주로 맡는 방식으로 특화분야를 정리했다.

발전용 댐(한수원), 다목적 댐(수자원공사) 등으로 이원화된 댐 관리체계는 한수원의 댐 관리 기능을 수공으로 위탁해 일원화한다. 환경 분야에서는 4개 생태'생물 관련 공공기관을 가칭 '생물다양성관리원'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은 "이번 기능 조정 방안은 주무부처가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7월까지 마련해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공기업 해외 자원개발 효율화 방안은 이달 중에, 전력 판매 규제 완화 및 민간개방 로드맵은 연내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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