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노에 기대는 추미애, 아직 고민하는 김부겸

친노 지지 얻어야 당권 장악, 비주류는 후보단일화 '맞불'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권경쟁에선 대구경북 출신 정치인이 주연이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지역구 5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의원은 지난 12일 당권 주자들 가운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당권도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그동안 대권을 노리던 김부겸 의원 역시 당권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27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당권의 향배는 당내 주류인 친노(친문)의 선택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는 최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경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전당대회에서 노사모로 대표되는 대중조직에 더해 당내 대의원까지 친노가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권에선 친노세력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당권을 쥐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당권 경쟁에 나선 주자들은 친노(친문)와의 명분 있는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 후보들은 후보단일화로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추 의원은 지난 12일 광주 금남로공원에서 "당 대표에 출마해 대선 승리를 이끌 준비된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의 이 같은 당찬 행보는 친노 주류와의 교감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친노 주류는 추 의원을 밀고 있다. 친노 주류 진영에서 다른 의원이 출마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추 의원이 가장 당선권에 근접해 있다.

추 의원은 그간 친노와 거리를 둬 왔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 정치적 보폭을 맞추면서 주류의 지지를 얻고 있다. 친노 입장에선 국민의당에 주도권을 넘겨줬던 호남을 다시 끌어안기 위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잇고 있는 추 의원과의 연대가 득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의원은 대권과 당권 도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권 주자로 거론돼 온 김 의원은 최근 "대권, 당권 도전을 놓고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의 출마가 당권 경쟁의 큰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김 의원은 이달 중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당권 도전에 대한 다양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국가를 위해서든 당을 위해서든 큰일을 해야 한다는 지역구민들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김 의원이 폭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유하고 있어 주류와 비주류 가운데 어느 진영과도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경우 친노 주류와 연대할 수도 있고, 비주류의 단일후보가 될 수 있는 역량도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양쪽에 모두 선이 닿는다는 것은 지지층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이야기도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직 공식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인천시장을 지낸 4선의 송영길 의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일주일 동안 광주에 머무른 송 의원은 이후 부산, 전북 지역을 돌며 전국 민심을 살피는 중이다. 김진표, 박영선, 이종걸 의원 등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당권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비주류 당내 모임 소속인 이 의원과 박 의원 간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달 말쯤 당 대표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인 김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비주류 단일화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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