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경환·김부겸·추미애…달아오르는 여야 '당권 大戰'

국회 원 구성을 마무리한 여야가 차기 지도부 선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8월 9일,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달 27일, 각각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확정했다. 여야의 신임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으로 당내 어느 진영이 당권을 쥐느냐에 따라 대선 후보 선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새누리당,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변수…최경환 출마 최대 관심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차기 당 대표의 권한과 선출방식을 결정, 당권 경쟁이 점화될 예정이다.

거론되는 친박계 후보로는 최경환(경산'4선), 이주영(창원시마산합포구'5선), 원유철(평택갑'5선), 이정현(순천'3선), 홍문종(의정부을'4선) 의원 등이다.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여주양평'5선)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전대를 통해 선출되는 지도부는 2017년 대선을 관리하게 돼 차기 당권은 친박'비박계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자리다. 결국 친박'비박계 간 힘의 충돌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 속에 후보군이 넘치는 친박계는 '교통정리'로, 인물 기근 속 비박계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당권 사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포트라이트는 최경환 의원을 비추고 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의 핵심으로 그의 출마 여부에 따라 새로운 각본이 짜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최 의원은 총선 패배에 따라 자숙 중이지만, 주변 분위기는 '역할론'을 들어 출마에 무게가 실린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외쳤던 그가 정권 후반기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있는 최 의원이 최근 대구경북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고, 지난 10일 연찬회 이후 밤에 열린 친박, 비박 간 비공개 만찬 회동에도 참석한 것 등으로 당 안팎에서는 당권 도전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 의원이 출마할 경우 주류세력인 친박계의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나 일반 국민 여론조사 투표 결과도 반영되는 만큼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당 안팎을 감싸고 있는 '친박계 2선 후퇴론' 역시 걸림돌이다.

친박계에선 최 의원으로 당 대표 후보를 단일화해 표 분산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주영, 이정현 의원 역시 당 대표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경험과 계파색이 옅다는 점을, 이정현 의원은 '호남 대표론'을 앞세워 당권 도전에 적극적이다. 이정현 의원은 "호남 대표만큼 상징적인 변화가 또 있느냐"고 강조한다.

전대 주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 지도체제 개편이 이뤄져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한다면 거의 유일한 당 대표 후보로서 사실상 친박계의 대항마 격으로 거론된다. 최근 잇단 대학 강연으로 정치 행보를 활발히 했던 정 의원은 내주부터는 전국을 돌며 당원, 대의원을 접촉하면서 전대 준비에 본격 시동을 걸 태세다.

이와 함께 강석호 의원도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이지만 당 대표보다는 최고위원에 무게를 두고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탈당파의 복당도 전당대회 정국을 요동치게 하는 변수다. 만일 비대위에서 이들의 일괄 복당을 결정한다면, 화려하게 복귀한 유 의원이 새로운 비박계 당권주자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번에는 유력 주자들이 숨 고르기를 하고 내년 4월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이후에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권경쟁에선 대구경북 출신 정치인이 주연이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지역구 5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의원은 지난 12일 당권 주자들 가운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당권도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그동안 대권을 노리던 김부겸 의원 역시 당권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27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당권의 향배는 당내 주류인 친노(친문)의 선택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는 최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경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전당대회에서 노사모로 대표되는 대중조직에 더해 당내 대의원까지 친노가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권에선 친노세력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당권을 쥐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당권 경쟁에 나선 주자들은 친노(친문)와의 명분 있는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 후보들은 후보단일화로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추 의원은 지난 12일 광주 금남로공원에서 "당 대표에 출마해 대선 승리를 이끌 준비된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의 이 같은 당찬 행보는 친노 주류와의 교감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친노 주류는 추 의원을 밀고 있다. 친노 주류 진영에서 다른 의원이 출마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추 의원이 가장 당선권에 근접해 있다.

추 의원은 그간 친노와 거리를 둬 왔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 정치적 보폭을 맞추면서 주류의 지지를 얻고 있다. 친노 입장에선 국민의당에 주도권을 넘겨줬던 호남을 다시 끌어안기 위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잇고 있는 추 의원과의 연대가 득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의원은 대권과 당권 도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다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권 주자로 거론돼 온 김 의원은 최근 "대권, 당권 도전을 놓고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의 출마가 당권 경쟁의 큰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김 의원은 이달 중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당권 도전에 대한 다양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며 "국가를 위해서든 당을 위해서든 큰일을 해야 한다는 지역구민들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김 의원이 폭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유하고 있어 주류와 비주류 가운데 어느 진영과도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경우 친노 주류와 연대할 수도 있고, 비주류의 단일후보가 될 수 있는 역량도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양쪽에 모두 선이 닿는다는 것은 지지층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이야기도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아직 공식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인천시장을 지낸 4선의 송영길 의원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일주일 동안 광주에 머무른 송 의원은 이후 부산, 전북 지역을 돌며 전국 민심을 살피는 중이다. 김진표, 박영선, 이종걸 의원 등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당권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비주류 당내 모임 소속인 이 의원과 박 의원 간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달 말쯤 당 대표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인 김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비주류 단일화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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