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꼭지 짧은' 우곡 수박…216억원 수익 올렸다

손길 덜 가고 유통비용도 절감

지난달 12일 고령 우곡 그린수박 직판장 개장식에서 곽용환(왼쪽 세 번째) 고령군수와 이완영(왼쪽 다섯 번째) 국회의원 등 내빈들이 꼭지 짧은 수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고령군 제공
지난달 12일 고령 우곡 그린수박 직판장 개장식에서 곽용환(왼쪽 세 번째) 고령군수와 이완영(왼쪽 다섯 번째) 국회의원 등 내빈들이 꼭지 짧은 수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고령군 제공

수박 꼭지를 3㎝ 이내의 일자형으로 잘라 유통하는 '꼭지 짧은 수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군 우곡면 한 수박 시설하우스. 5천300㎡ 규모에 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박규이(58) 씨는 올해 모든 수박 꼭지를 일자형으로 잘라 출하했다. 지난 4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꼭지 짧은 수박 유통 활성화' 대책을 세워 꼭지 짧은 수박 유통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일자형 꼭지는 T자형에 비해 부러질 일이 적고. 꼭지가 잘려나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며 "꼭지 짧은 수박은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어 농가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등 진작에 시행하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동안 수박 재배 농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 T자형 꼭지 수박을 수확하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이 신선도의 척도라며 T자형 꼭지를 고집하면서 T자형 꼭지를 자르는 일은 작업을 더디게만 했다. 팔레트에 옮겨 실을 때도 T자 순이 상하지 않게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T자 순이 부러지는 순간, 수박값은 절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농식품부는 올 들어 꼭지 짧은 수박 정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고령 수박재배 농가들은 올해 전량 꼭지 짧은 수박을 출하했다.

우곡 수박으로 유명한 고령에서 507농가가 443㏊ 농지에서 올해 2만3천518t을 출하해, 216억5천8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농식품부는 4월 1일부터 수박 꼭지를 3㎝ 이내의 일자형으로 잘라 유통하는 꼭지 짧은 수박 정책을 추진해 왔다.

농식품부는 T자형 꼭지 수박 유통의 불합리성을 알리기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여왔다. 유통기간 내에서 T자형 꼭지의 부착 여부와 수박의 경도'당도'과육의 색깔 변화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공식 연구결과까지 내놓은 것.

농식품부에 따르면 T자형 수박 꼭지 유통 관행을 변경, 꼭지를 3㎝ 미만으로 자른 뒤 유통하면 노동력 절감, 작업속도 향상 등으로 연간 144억∼177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다는 것. 게다가 수확작업 중 꼭지 손상을 피할 수 있어 연간 200억∼450억원의 손실방지 효과도 있다고 농식품부는 덧붙였다.

농식품부 방침에 따라 도매시장 및 중도매인, 대형유통업체 등도 꼭지 짧은 수박을 우선 경매하고 가격 차별화를 두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호현 고령군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담당은 "꼭지 짧은 수박과 T자형 꼭지 수박의 상품성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이 공인된 만큼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 반드시 꼭지 짧은 수박 유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꼭지 짧은 수박 유통이 정착되면 수확기 노동력 절감으로 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수박 물류 혁신도 이뤄낼 수 있으며 소비자들도 더 값싸고 품질 좋은 수박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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