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박물관에 줄잇는 유물기부…올들어 400점

시민 10명 고서·농경유물 쾌척, 뇌암 강세응 문과급제 교지도

상주박물관 관계자들이 최근 시민들이 기부한 유물의 분류 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박물관 관계자들이 최근 시민들이 기부한 유물의 분류 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상주시 제공

상주박물관에 시민의 유물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상주박물관은 개인이나 단체가 소장한 유물을 기부받기 시작한 이후 올해 들어서만 10명이 고서와 고문서, 농경 유물 등 400여 점의 유물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11월 문을 연 상주박물관은 그동안 소장자로부터 직접 사들인 유물을 포함해 전체 전시 및 보관품이 1만여 점에 이른다.

상주박물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8년간 시민이 기부한 유물은 750점에 불과한데 올해만 400점을 넘어서 기부 유물이 1천150점을 넘어서게 됐다"고 했다. 기부 유물이 전체 유물의 10% 이상을 차지하게 된 것.

시민 강영석 씨와 강주석 씨는 9일 상주 출신 뇌암 강세응(1746~1821)의 문과급제 교지 등 56건 77점과 강세응 호구단자 등 20건 21점의 고문서를 각각 기부했다. 강영석 씨는 지난 2012년 진주 강씨 문중 고서와 고문서 53건 72점을 맡긴 바 있다. 문중에서도 동의해 130건 190점에 이르는 다량의 유물을 기부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박물관 관계자는 "영조에서 고종 후기까지 관작 및 학행이 탁월했던 강세응의 친필 시권 및 호구단자, 교지, 통문, 소지 등은 당대 상주 역사문화를 살필 수 있는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련 자료가 번역된 '뇌암세고'(磊庵世稿)가 편찬돼 있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시민의 기부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시민 황의삼 씨는 조상 대대로 보관하던 조선 후기 문인 황기건의 시문집인 '만오집' 목판 45점을 선뜻 내놨다. 시민 김혜진 씨는 선친 유품 정리차 상주시청 민원실에 들렀다가 1924년에 만들어진 제1회 상주농잠학교 졸업앨범 1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남편과 함께 평생 농사를 지어온 최영순 씨가 지게 등 농경 유물 43점을, 이창희 씨가 집안에서 내려오던 이층농을, 전병순 씨는 일제강점기 때 사용했던 쇠 욕조 등 철제 유물 3점을 내놓았다.

전옥연 상주박물관장은 "기증 유물은 문화재 소독 등을 거쳐 박물관 수장고에 안전하게 보존된다"며 "지역 문화유산을 다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유물 기부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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