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조사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유치전이 격화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등은 연일 정치적 공세를 퍼붓고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역 언론은 물론 서울 언론들도 가세, 분위기를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영남권 신공항의 본질은 어디 가고 얽히고설킨 현상만 놓고 싸우는 형국이 돼 버렸다.
그런데 신공항 건설 취지로 돌아가 몇 가지만 정리해보면 전혀 복잡하지 않다. 지자체, 정치인 등이 자꾸 본질과 상관없는 얘기를 늘어놓고, 정치적으로 끌고 가려 하니 어렵고 복잡하고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3가지만 생각해보자.
첫째, 입지 장소로 영남권 시도민이 쉽게, 그리고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어디냐다. 영남권 신공항은 지방공항이 아니라 우리나라 제2관문공항이다. 영남권 지역민들이 다같이 최대한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으면 된다.
그다음은 입지 가능성으로, 공항을 지을 수 있는 곳인지 살펴봐야 한다. 아무리 입지가 최고라 하더라도 공항을 지을 수 없는 곳이면 지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사업비. 요즘 유행어로 '가성비'가 좋아야 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다시 말해 적은 사업비(가격)로 효과(성능)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게 좋다.
구체적인 후보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접근성. 밀양 후보지와 영남권 주요 도시와의 거리는 대구 58㎞, 부산 35㎞, 울산 55㎞, 창원 17㎞, 구미 92㎞, 안동 133㎞이다. 가덕도는 대구 100㎞, 부산 30㎞, 울산 74㎞, 창원 30㎞, 구미 133㎞, 안동 175㎞이다.
다음은 입지 가능성. 밀양과 가덕도 모두 안전성 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밀양은 고정장애물, 가덕도는 김해'진해공항과의 공역 중첩, 조류, 선박 등 이동장애물 때문에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용역기관이 검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비. 밀양 후보지는 사업비가 4조6천억원이다. 이 돈으로 활주로 2본을 만들 수 있다. 가덕도는 사업비 6조원, 활주로는 1본이다.
이처럼 후보지에 대한 데이터는 이미 나와 있다. 또 이미 용역기관에 다 설명하고 자료를 제출했다. 밖에서 '어디가 낫다'고 싸울 이유가 없다. 지금과 같은 지역 간 갈등이 생길까 봐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지난해 1월, 객관적으로 조사해 입지를 결정할 수 있는 외국 용역기관에 일임하기로 합의했다. 유치 경쟁하지 말고 결과를 수용하자고도 합의하고, 5개 시도지사 모두 사인까지 했다. 이게 답이다. 합의대로 용역기관을 믿고 결과를 기다려 받아들이면 된다. 합의문에 한 사인의 잉크는 이미 말랐지만 그 합의 정신만큼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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