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눈물 대신 한숨 가득한 마늘·양파밭

수확철 맞아 일손 못 구해 전전긍긍

장마철을 앞둔 15일 오후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북지역 농가들이 농산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고령군 개진면 양파밭에서 긴급 동원된 군청 직원들이 양파 수확을 서두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장마철을 앞둔 15일 오후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북지역 농가들이 농산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고령군 개진면 양파밭에서 긴급 동원된 군청 직원들이 양파 수확을 서두르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장마가 오기 전에 수확을 마쳐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일손은 없고…. "

의성'군위 등 경상북도 내 마늘'양파 농가들은 수확 철을 맞아 일손이 부족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마늘'양파 수확이 사과 열매솎기 시기와 겹치면서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의성, 군위의 하루 일당은 7만∼8만원 정도. 그러나 마늘'양파 수확은 하루 종일 쪼그려앉아 흙먼지를 뒤덮어 쓰는 등 노동 강도가 세 40'50대 비교적 젊은 일꾼들은 일당을 많이 준다고 해도 기피하고 있다.

반면 사과 열매솎기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한다. 이 때문에 일꾼들은 같은 일당을 받아도 노동 강도가 훨씬 약한 사과 과수원 일을 선호한다. 마늘'양파밭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의성읍 치선리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강병주(57) 의성군마늘생산자연합회장은 14일부터 2만6천400㎡에 이르는 마늘밭에서 수확을 시작했는데 일손을 못 구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행히 수확을 서두른 덕분에 제때 수확이 가능하지만 일꾼들의 평균 연령이 60대 후반인 데다 80대도 참여, 작업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그러나 강 회장보다 규모가 작은 상당수의 농가는 인력시장 등에서 조선족을 찾거나 대도시로 나가 일손을 구하고 있다.

'외국인 계절 노동자' 제도가 있어 외국인 노동자를 이용하려는 농가가 많지만, 마늘'양파 수확 기간이 길어야 20일 안팎이어서 1개월 이상 일을 하는 조건으로 체류하는 외국인 계절 노동자는 대규모 시설채소 농가 외에는 사실상 구경하기가 힘들다.

이런 가운데 공무원과 농협 등 기관'단체들이 그나마 큰 힘이 돼주고 있다.

의성군 경우, 14일 기준으로 40개 단체 1천57명이 일손돕기에 참여했으며, 마늘'양파 수확이 마무리되는 24일까지 일손돕기에 나서기로 했다.

또 올해부터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해 대도시 인력시장 등과 연계, 일손이 부족한 마늘 농가를 연결해주고 있다. 농촌인력중개센터는 12일까지 의성 50농가에 410명의 인력을 중개했고, 이번 주에도 11농가에 120명의 도시 인력을 중개해준다.

군위군은 농번기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13∼19일 공공근로사업과 상반기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을 일시 중단한다. 의성군 관계자는 "마늘'양파 수확 철 일손 부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체계적인 영농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해 일손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