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활주로 1본은 부산의 잘못 끼운 첫 단추."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앞두고 부산의 지역감정을 앞세운 정치 공세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덕도가 아니면 불공정 용역'이란 단정적인 결론을 내놓고 정부를 비난하고 있으며 밀양이 후보지가 되면 불복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부산의 억지 주장의 배경은 가덕도가 입지 경쟁에서 밀양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이다. 신공항 건설비가 밀양보다 높아지자 '관문공항'에 맞지 않는 활주로 1본 건설이라는 엉뚱한 계획을 내놓았다. 부산은 활주로 수를 줄여 사업비를 낮춘 장점을 얻었지만 ▷자의적인 신공항 기능 ▷활주로 운용의 비효율 ▷떨어지는 경제성 ▷천문학적인 확장비용 등 많은 약점을 떠안은 탓이다. '가덕도 활주로 1본+김해공항 존치'라는 전략적 실수로 인해 억지 주장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떨어지는 경제성
활주로 1본 기준으로 비교한 사업비에서도 가덕도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밀양 후보지 경우 부산에서 문제 삼는 '항공학적 검토'를 적용하지 않고도 활주로 1본을 기준으로 한 총사업비가 5조7천억원이다. 같은 활주로 1본의 가덕도의 총 사업비는 이보다 많은 6조원이나 된다. 항공학적 검토를 적용할 경우 밀양은 가덕도의 절반인 3조원이면 활주로 1본의 신공항을 건설할 수 있다. 또 가덕도는 해상매립과 방파제 건설, 연약지반 보강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밀양은 활주로 수를 축소한 만큼 절토해야 할 산봉우리가 감소하기 때문에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신공항에 접근 가능한 항공수요를 고려하면 가덕도의 편익은 더 낮다. 2030년 기준으로 1시간 내 항공수요가 가덕도는 1천300만 명에 그치지만, 밀양은 1천900만 명이 되기 때문이다.
◆자의적인 신공항 기능
부산은 가덕도 후보지에 활주로 계획을 2본에서 1본으로 변경하면서 신공항을 김해공항을 보완하는 기능으로 한정했다. 활주로 수를 줄여 사업비를 낮추는 대신 기존 김해공항을 존치한다고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공항의 취지에 벗어난 자의적인 방안이다. 국토교통부의 2011년 신공항 입지 평가 보고서를 보면 "기존 대구공항과 김해공항의 민항기능을 통합하는 것을 전제"로 신공항을 추진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실시한 2009년 '신공항 개발 타당성 및 입지조사연구'에도 가덕도 후보지의 단점으로 "김해공항과 동시 운영 불가"라고 밝혔다.
하지만 계획을 활주로 1본으로 변경한 뒤 김해공항 이전이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장을 뒤집었다. 활주로 1본 공항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국내 거점 공항 6곳 중 무안공항만 활주로가 1본이고, 나머지는 모두 2본이다. 중추공항인 인천공항은 활주로가 3본이나 있다.
◆활주로 운용의 비효율
가덕도에 활주로 1본을 건설하고 김해공항을 존치하면 서로 공역이 중첩돼 운용 효율성이 떨어진다. 항공기가 가덕도 신공항에서 이'착륙할 때 김해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항공기와 간섭이 일어나 운항횟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2011년 국토부 보고서에 따르면 가덕도 후보지의 활주로 연간 용량은 김해공항 탓에 33%나 감소할 것으로 봤다. 당시 가덕도 활주로 2본의 연간용량이 21만 회지만, 김해공항과 공역이 겹쳐 실제 가능한 용량은 14만 회에 그친다는 것이다.
당시 보고서는 가덕도 후보지 동북쪽으로 출발'도착하는 항공기와 김해공항 남쪽으로 출발'도착하는 항공기가 서로 수평'수직간섭을 일으킨다고 예상했다. 특히 항공기 간 고도차이가 아예 없거나 124~745m 수준이어서 안전을 위해선 동시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해공항 민항기능의 통합을 전제로 하면, 군 관제량 중 남쪽을 이용하는 1만7천 회에 영향을 주기에 연간 운항횟수가 19만3천 회가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는 활주로 2본임에도 당시 국토부가 기준으로 삼은 신공항 연간 운항 횟수(21만 회)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천문학적 확장비용
가덕도는 활주로 수뿐만 아니라 길이가 3천500m로 짧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관문기능을 하는 인천공항 활주로는 3본 중 2본은 3천750m이고, 1본은 4천m다. 아메리카와 유럽 대륙 등 중'장거리용 대형 항공기가 이륙하려면 최소 길이가 3천800m 수준은 돼야 하기 때문. 이런 이유로 밀양은 1본이 3천200m, 나머지 1본은 3천800m로 계획됐다.
이 기준에서 보면 가덕도의 경우 300m를 더 늘려야 하는데, 이에 들어갈 추가 확장비용이 만만찮다. 2011년 국토부 평가에서 가덕도 활주로를 400m를 확장하는데 5천억원이 더 들 것으로 봤고, 이를 300m로 환산하면 3천500억~3천700억원에 이른다. 특히 김해공항의 가장 긴 활주로가 3천200m에 불과하고, 북쪽 산과 남쪽 고속도로 탓에 확장 자체가 여의치 않아 결국 가덕도 앞 해상을 추가로 메워야 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것이다.
대구와 경북, 울산, 경남 등 4개 시도 관계자는 "부산이 가덕 신공항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니 곳곳에서 논리적 오류에 빠져들고 있다"며 "김해공항 존치 자체가 관문공항을 포기하는 것이고 가덕을 관문공항으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