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영화 '우생순' 주인공 임오경 감독 강연

"지옥훈련도 시상대 서면 곧 잊혀…노력않는 리더는 뒤처지기 마련"

"핸드볼을 했던 것에 감사합니다. 메달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그 힘든 지옥훈련의 기억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오늘 힘든 일을 극복하면 끝에는 웃을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2008)의 실제 모델인 임오경 핸드볼 감독(서울시청)이 16일 오후 7시 매일신문사 빌딩 11층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연했다. 임 감독은 선수 경력 28년 동안 올림픽 3회, 세계선수권대회에 2회 출전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핸드볼 금메달, 세계핸드볼선수권대회 우승'MVP,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여성체육지도자상 등을 수상했다. 이날 임 감독은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마라'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그는 지옥훈련에서 벗어나고자 은퇴하려 했던 생각을 까맣게 잊고 큰 보람에 사로잡혔다. 시상대에 오른 순간 그 성취가 매우 달콤했고, 죽을 것만 같았던 지옥훈련조차도 이날의 행복을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혼 후에도 선수로 뛰었다. 일본에 진출해 선수 겸 최연소 감독 생활을 했고,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한국 국가대표팀에 '아줌마 선수'로서 합류해 3위를, 이듬해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그러나 '여성'으로서의 삶이 항상 한스러웠다. 늘 남자 선수, 감독과 경쟁하는 중압감 속에 살았고 갑작스러운 임신 때문에 시드니 올림픽 출전도 포기했다. 육아에 관심이 없던 남편과 자주 다투던 끝에 우울증이 생겼고, 두 차례 자살 기도까지 했다. 그때 삶을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볼 수 없는 과녁도 맞힐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남성 감독이 항의할 때와 달리 임 감독이 항의하면 경고를 하던 심판에게는 "앞으로 화장실 볼일을 서서 보겠다. 내가 여자라고 내 선수들까지 얕보지 마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남성 위주의 회식 문화와 반말'고함이 오가던 회의 문화를 건전하게 바꿔놓았다.

남자가 꿈을 이루고자 애쓰면 당차다는 말을 듣지만, 여자가 똑같이 행동하면 '억척스럽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임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바른길을 가려고 힘썼다. 한 팀의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좋은 결과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전하거나 공부하지 않는 리더는 결국 뒤처집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힘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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