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털보 기자의 이슈 털기]<12> '메이저리그 호!호!호!' VS '삼성라이온즈 억!

"3호 때문에 아침엔 호!호!호!, 저녁엔 삼성라이온즈 때문에 억!헉!컥!"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호호호'(피츠버그 강정호'시애틀 이대호'미네소타 박병호) 때문에 매일 아침이 즐겁다. 자고 일어나면 3호들의 홈런 소식이 전해지고, 어떤 날은 안타'타점'출루 소식을 접하게 된다. 3호 중 2호가 홈런을 동시에 날린 날에는 출근길마저 가볍다. 아침식사 중에도 코리안 메이저리그 소식을 체크한다.

코리안 메이저리그 활약 소식에 아침은 즐겁지만 저녁시간 이후에는 답답한 삼성라이온즈 패배소식에 '억!헉!컥!'이다. 요즘 삼성의 야구는 이길 실력도 없고, 이길 의지도 없는 듯하다. 모래알 투수진(부실하기 그지없는 선발'불펜진)에 변비 공격(찬스 때마다 잔루만 남아 '잔루 라이온즈'라 불림)으로 투타 모두 형편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름에 강한 사자'가 아니라 '더위 먹는 사자'가 되어 버렸다.

◆3호의 합계, 홈런 30개+타점 69점

메이저리그 3호가 올 시즌에 거둔 성적표를 합하면 홈런 30개+타점 69점이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3호가 올 시즌이 끝날 때 쯤이면 100홈런+200타점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한국야구의 위상도 덩달아 얼마나 높아지고 있는가. 앞으로 더 많은 후배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3호를 뛰어넘는 활약을 하리라는 기대도 해본다.

3호가 출전을 하지 않았거나, 조금 부진한 날에는 대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투수의 퍼펙트 이닝 또는 탈삼진 소식이 미소짓게 해주거나, 김현수(볼티모어) 선수의 센스있는 타격 또는 출루가 기쁨을 준다.

이젠 부상에서 돌아온 추신수(텍사스)가 맹활약도 기대된다. 코리안 메이저리그들이 주는 아침의 선물은 마음 둘 곳 없는 답답한 한국사회에 삶의 비타민이 된다. 사실 지난해에도 강정호 때문에 아침마다 흐뭇했던 기억이 선하다.

사실 3호는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간판 타자들이다. 이대호는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달성했으며, 전 세계 프로야구 최초 기록인 9게임 연속 홈런도 기록했다. 130kg의 거구를 이끌고 얼마나 유연하게 배트를 휘두르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박병호는 국민타자 이승엽도 달성하지 못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달성했으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기록적인 면에서는 2호에 미치지 못할 지 모르지만 강정호가 한국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공수 양면에 걸친 대활약을 보자면, 진정 야구를 잘하는 선수다. 팀 플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강정호의 가치는 기록 이상이다. 이를 잘 아는 피츠버그의 허들 감독은 중요한 경기 때마다 강정호를 중용한다.

◆가성비 최고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강정호, 이대호, 오승환은 연봉 대비 실력으로 평가하는 가성비 측면에서 최고의 선수 명단에 올랐다. 쉽게 말해, 싸구려 연봉에 스타급 활약을 하는 선수로 보면 된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14일 "현 시점에서 적은 연봉으로 계약한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성비 대비 Top10 선수 10명을 선정했다. 강정호는 클레이튼 커쇼(LA다저스), 호세 알튜베(휴스턴)에 이어 3번째로 이름을 올렸으며, 이대호는 6위, 오승환은 7위에 올랐다.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다른 팀보다 오래 지켜봤고, 올해 연봉 250만 달러를 포함해 3년간 1천125만 달러만 지불하고 영입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년간 최대 400만 달러의 염가에 계약했다. 시애틀은 이대호에게 엔트리 진입에 따른 보너스(25만 달러)와 타석당 인센티브(100만 달러)를 지불한다고 해도 올 시즌 최고의 계약을 한 셈이다. 오승환의 연봉은 25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올 시즌 33경기에서 2승, 방어율 1.57, 탈삼진 47개를 기록하며 올스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구팬에게 삼성라이온즈는 '억!헉!흑!'

이번 주 삼성라이온즈 야구의 보면, SK와이번즈와의 3연전 내내 '억', '헉', '컥'이다. 1차전(화요일)에서 2루수 백상원의 어이없는 송구실책에 이은 추가실점은 홈팬들을 야구장 밖으로 쫓아버렸다. 2차전(수요일)은 1회초부터 숨통을 막히게 했다. 선발 장원삼은 몸이 덜 풀렸는지, 13타자를 상대하며 볼넷 3개, 1루타 3개, 2루타 2개, 3루타 1개, 홈런 1개로 대거 8실점을 했다. 3차전에서는 에이스 윤성환이 나왔음에도 11대3으로 대패했다. 이달 초 한화이글스와의 3연전(6월 3∼5일)에서는 3경기 모두 1점차로 패하기는 했지만 경기내용은 승패를 떠나 큰 재미를 안겨줬다.

이번주 SK와의 3연전 스윕패를 당하면서, 일부 골수팬들은 '꼴찌 한화가 부럽다. 선수들의 이기려는 투지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하는데, 야구명가 삼성이 이렇게 무기력한 팀이었나."고 한탄했다. 몇몇 팬들은 '삼성 화나'라며 한화보다 더 못한 삼성의 현 야구수준을 비꼬았다.

삼성은 잘 나갈 때보다, 구단이 어려울 때 더 투혼을 보여줘야 한다. 요즘 팀 분위기를 보면, 구단과 감독'코치, 선수들이 서로 맥빠지기 경쟁을 펼치는 듯하다. 이번 주말은 특히 삼성이 통합 4연패(2011∼2014년)를 할 때보다 더 강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두산과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더라도 좋다. 대구 야구팬들의 열정과 응원이 허공의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끈기와 근성을 보여달라.

◆ 코리안 메이저리그 '호호호' 올 시즌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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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소속구단) 출생연도 올 시즌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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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피츠버그) 1987년생 0.283타율, 25타점, 9홈런, 1도루 (32경기)

이대호(시애틀) 1982년생 0.288타율, 24타점, 10홈런, 0도루 (44경기)

박병호(미네소타) 1986년생 0.203타율, 20타점, 11홈런, 1도루 (55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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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형식의 이 코너는 한 주간에 대한민국 또는 대구경북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해학적으로 풀거나, 통찰력있게 뒤집어 봄으로써 가벼운 통쾌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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