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시각
새터민으로 구성된 '남북하나통일예술단'을 이끄는 방소연(54) 단장은 2008년 한국에 왔다. 북한 최고의 음악'무용 교육기관인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북한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팀의 율동 감독을 지냈다.
방 단장의 탈북 계기는 2001년 북한이 독일 광우병 소고기를 수입한 일이었다. 공연차 독일에 갔다가 북한의 광우병 소고기 수입 사실을 듣고, 귀국 후 이런 사실을 비판했다가 친구의 밀고로 보위부에 끌려갈 뻔한 것이다. 지인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탈출했다는 그는 "해외 공연을 다니면서 남북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장군님이 인민들을 위해 비싼 달러를 들여 소고기를 수입해왔다'는 북한의 선전에는 정말 치가 떨렸다"고 회상했다.
안보 강사로도 활동하는 방 단장은 한국에 온 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게 됐다고 했다. 북한 권력층의 비화를 들려주면 청중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강연에서 아무것도 못 배워간다는 자괴감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의 비전은 통일뿐인데도 대북 정책이 실패만 거듭하는 것은 남한의 시각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핵은 북한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보루인 만큼 대북 제재보다 북한을 역이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 이후에도 반드시 필요한 도로 등 사회 인프라 건설을 제의하면 북한이 거절하지 못할 것이고, 북한 주민들이 건설 현장을 보면서 남한의 위상을 훨씬 잘 알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전에 통일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며 "한국 지도자들이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5년 전 한국으로 온 남은희(가명'60) 씨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강력한 대북 제재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햇볕정책은 북한 주민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북한 권력층의 버릇만 나쁘게 만들었다"며 "북한 내부의 불만이 커 김정은 위원장의 공포정치는 절대로 오래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남한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통일 반대론'을 들으면 가슴 아프다"고 했다. 통일 이후 당분간은 경제적 부담이 있겠지만 결국 남북한이 모두 잘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도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통일 대박론'을 적극 지지하는 편이었다.
요즘 유행어인 '헬조선'이란 표현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남 씨는 우리 사회의 편견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대부분의 새터민들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결국 새터민이 노력해야 할 일이지만 남한 주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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