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도 남북 대결 구도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우리 사회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일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마저 확산하고 있다. 통일 비용이 엄청날 것이란 우려 탓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 후손과 새터민을 만나 통일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국가유공자 후손의 시각
국립 영천호국원에 나란히 안장된 손형기(1924년생) 중사'손춘기(1931년생) 하사 형제의 삶은 격동의 우리 현대사 그 자체다. 강제 징용'분단'전쟁'이산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었다.
맏아들이었던 손 중사는 일제 강제노역에 끌려갔다가 해방이 되면서 일본에서 귀국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입대했다가 이듬해 4월 우하퇴부 관통상을 입어 육군병원에 입원했고, 얼마 뒤 명예전역(전상 군경 7급)했다.
막내였던 손 하사도 형의 뒤를 이어 곧바로 입대했다. 평양에 최선두로 입성했던 7사단 3연대 소속으로 숱한 전투를 치르면서 혁혁한 전과를 올려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만기 전역한 뒤에는 공직을 거쳐 사업에 종사했다.
손씨 형제는 이산가족이기도 하다. 손 하사가 1'4후퇴 때 황해도에 살던 큰누나를 찾아가 함께 오려 했지만 시댁 식구가 모두 트럭에 탈 수 없으면 못 간다는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또 손 하사의 작은누나는 전쟁통에 가족과 헤어져 생사를 전혀 모른 채 살다가 20여 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손 하사의 아들, 광모(51'대구 수성구 신매동) 씨는 "다행히 백부와 선친께선 포화 속에서 살아남으셨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평생 고통받으셨다"며 "고향집이 철원 비무장지대(DMZ)에 있어 돌아가실 때까지도 통일의 날만 기다리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향민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통일을 염원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우리 사회의 부정적 통일 의식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로 다시 전쟁이 난다면 반드시 참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6월만이라도 온 국민이 애국심이란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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