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교육 미래, 교실수업 개선이 답이다] 대구시교육청 '제1회 좋은 수업 나눔 축제\

"학생 위한 좋은 수업 이렇게!" 선생님들 열정을 응원합니다

지난 11일 대구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지난 11일 대구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1회 좋은 수업 나눔 축제'에서 한 교사가 축제에 참가한 교사들에게 수업 시연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 11일 대구시교육청은 대구교육연수원에서 '제1회 좋은 수업 나눔 축제'를 열었다. '좋은 수업 나눔 축제'는 수업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을 돕고 다양한 수업 방법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자 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마련했다.

행사는 좋은수업연구회(회장 강태원 교사) 소속 교사들이 진행하는 포럼으로 시작됐다. '학교 단위의 교실 수업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열린 포럼에서는 단위 학교들의 교실수업 개선 사례를 공유했다. 패널들은 '좋은 수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를 비롯해 '수업 방법론에 너무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어서 하브루타, 거꾸로 교실, 배움의 공동체, 비주얼 싱킹 연구회 등 교사 전문 학습공동체 소속 교사들이 축제에 참가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 시연이 열렸다.

◆하브루타 수업

하브루타 연구회 소속 김종두 수석 교사, 이혜경 수석 교사는 이날 '질문이 번쩍이는 교실, 생각이 펄떡이는 수업'이라는 주제로 하브루타 수업 방법의 중요성을 알렸다.

하브루타 교육은 유대인의 전통 자녀 교육법으로 한 주제에 대해 친구, 교사, 부모님 등과 짝을 지은 후 질문, 토론 등을 통해 서로 생각을 키워나가는 교육 방식이다.

이들은 교사들에게 입시에서 주입식, 암기식 수업법이 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편견을 버릴 것을 주장했다.

현재 수능 출제 방식은 문제를 풀기 위한 지문, 자료, 보기를 모두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답을 찾아내도록 한다. 이 같은 방식하에서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는 능력, 즉 사고 과정이 치밀한 학생들이 훨씬 유리하다고 봤다.

김종두 심인고 교사는 "결국 입시에서도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며 이는 주입식 교육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새롭게 주어진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즉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수업 중 친구들과 질문, 논쟁을 하는 환경을 만들려면 교사들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학생들은 교사 없이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떨치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최적화된 답만 찾아내는 학생들을 우수한 학생으로 여겼던 기존의 선입견을 버릴 것을 강조했다.

김 교사는 "하브루타의 교육 철학은 친구가 나의 좋은 자원이고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협력' '상생'을 바탕으로 한다"며 "하브루타 교육에서 우리 교육의 병들고 왜곡된 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거꾸로 교실 수업

거꾸로 교실 연구회의 최명숙 수석 교사, 안윤주 교사, 최선경 교사, 안성민 교사는 이날 수업 시연에서 거꾸로 교실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수업 방법을 참가 교사들에게 발표했다.

거꾸로 교실이란 수업 시간에 토론, 질문 등을 하면서 교사가 아닌 학생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업 방식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등 학생이 능동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주도해나가는 효과가 있다.

이날 수업 시연에서 교사들은 거꾸로 교실의 직소(jig saw) 활동, 보석맵 등 20여 개 수업 방식 가운데 일부를 선보인 시간을 가졌다.

이 가운데 직소 활동은 학습을 퍼즐 조각 끼워 맞추기에 비유하며 붙은 이름으로, 협력 학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직소 활동은 일반적으로 모둠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한다. 모둠에서는 조원별로 맡은 학습 분야를 정하고, 이어 같은 역할을 맡은 학생끼리 새로운 조를 이뤄 심도 있게 토론을 펼치게 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각 학생이 원래 구성했던 모둠으로 돌아가 자신이 쌓은 지식을 조원들과 함께 공유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해 수업에 임하게 되고, 토론과 논쟁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지식이 더욱 전문화되는 효과가 있다.

안윤주 대곡중 교사는 "거꾸로 교실 수업 방법의 특징은 교사가 아닌 학생들의 활동으로 수업을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며 "소극적인 학생들도 수업에서 소외되지 않는 완전 협력 수업 방식이다"고 했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

배움의 공동체 연구회에 속한 우점덕 교사, 김성미 교사, 장애숙 교사, 김병식 교사, 김현미 교사 등은 '배움의 공동체' 수업 철학을 바탕으로 한 수업 시연을 펼쳤다.

배움의 공동체란 일본의 사토 마나부 교수가 처음 주장한 것으로 '모든 학생들이 배움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철학을 구현하고자 교사와 학생이 서로 배우고 협력하며 교실의 주인공이 되는 수업 방식이다.

이날 우점덕 성화여고 교사는 '자음아, 안녕?'이라는 주제로 국어의 자음을 심도 있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에게 각 자음을 직접 발음해보면서 소리의 특성, 소리가 나오는 기관 등을 확인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자음체계표를 작성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수업 시연에 참가한 교사들은 입술, 윗잇몸, 입천장 등 소리가 나오는 곳을 직접 찾고 나서 자음체계표를 작성했다.

이어 우 교사가 수업 중 진행했던 '자음에 편지 쓰기' 결과물을 교사들과 공유했다. 학생들은 자음에 '히읗은 목청에서 홀로 나와서 외로울 것 같다' '자음들이 웃음소리에도 함께 나와줘서 감사하다' 등의 창의적인 편지를 썼다.

우 교사는 "평소 학생들이 '왜 배우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 없이 암기를 해버리는 현상이 안타까워 수업을 준비했다"며 "무조건적인 암기를 하기 전 공부를 왜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게 목표다"고 했다.

◆비주얼 싱킹 수업

비주얼 싱킹 연구회에 있는 김장환 수석 교사, 이지영 교사는 '비주얼 싱킹의 이해 및 수업 적용 방법 실습'이라는 주제로 수업 시연을 열었다.

비주얼 싱킹 수업은 사람의 뇌는 논리가 아닌 이미지와 패턴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점에 착안,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도록 이끄는 수업 방식이다.

3년째 수업 현장에서 비주얼 싱킹을 적용하고 있는 김장환 매호중 교사는 "비주얼 싱킹은 각 학습 단원의 기초적'이론적 바탕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다"며 "거꾸로 학습, 배움의 공동체 등 다른 수업 방식과의 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사는 비주얼 싱킹의 경우 단원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적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봤다. 한눈에 들어오는 이미지를 통해 각 단원의 내용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적용한 결과 비주얼 싱킹을 통해 시험공부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수업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도 거두었다.

현재 김 교사는 비주얼 싱킹을 통해 학생들에게 논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 주제에 대한 긍정적'부정적인 측면과 대처 방안 등 논리의 흐름을 이미지로 정리한 뒤 이를 글로 연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 교사는 "처음에는 400자 분량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지금은 700자 이상도 거뜬히 쓴다"며 "비주얼 싱킹 수업은 다른 수업보다 학생들이 가진 복잡한 생각을 체계적'논리적으로 정리해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효과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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