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소득층에 '잘 살 수 있다' 가르치는 안동지역자활센터

월 1회 현장경제 교육·일대일 맞춤형 재무설계 컨설팅

17일 오후 안동시 옥동 안동지역자활센터에서 열린 경제교육에서 수강생들이
17일 오후 안동시 옥동 안동지역자활센터에서 열린 경제교육에서 수강생들이 '나와 가족의 경제곡선 그리기' 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번 교육은 매달 1회씩 1년간 진행된다. 김영진 기자

"많이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17일 오후 안동지역자활센터에서 열린 경제 교육에 참가한 임철순(55) 씨는 이번 교육이 자신의 경제관념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한다. 이날은 안동지역자활센터가 올해 초부터 매달 1회씩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나도 잘살 수 있다'라는 주제로 운영하는 경제와 금융에 대한 교육이 열린 날이었다. 소비나 저축 경험이 적은 저소득층과 장년층 가장에게 금융 지식 격차를 좁히자는 취지다.

20대부터 60대까지 수강생 22명은 강의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해 교육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교육은 매년 변하는 나와 가족의 경제곡선을 그려보고 토론하는 등 지루하지 않게 참여형 교육이 진행돼 강의실 분위기 또한 화기애애했다.

10년 뒤 웹디자이너가 되는 게 목표인 수강생 김수미(23) 씨는 경제곡선을 그리며 매년 저축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평가에서 갑작스러운 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저축은 꾸준히 계획했지만, 보험이나 펀드 가입이 전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무조건 아끼고 저축하면 좋은 줄 알았는데 투자와 보험 가입, 소비를 적절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정용 경제 강사는 "투자에 대해 배울 기회가 적은 가장들은 균형 잡힌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자식에게도 부모의 소득격차가 대물림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단순히 이렇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존의 경제교육이 아니라 저소득층이 느낄 수 있도록 500원, 1천원을 아끼는 법을 가르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교육과 함께 4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일대일 맞춤형 재무설계도 함께 이뤄졌다. 개별적인 상담을 통해 개인 소비 성향과 부채, 저축 상황을 파악한 후 매달 지급되는 자활급여(85만원)로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도록 한 것.

박선애 안동지역자활센터장은 "이 프로그램은 참여 주민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게 아니라 잡는 법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목표"라면서 "어려운 살림일수록 경제 개념에 대한 인식 개선과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나도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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