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서민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곳이기에 우리네 살아가는 것과 닮아 있다. 그래서 더 정이 간다. 대형 마트가 세련되고 잘 꾸며진 도시 여자 같다면 시장은 수수한 이웃 아줌마의 모습이기에 푸근하다.
전국적으로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분위기가 뜨겁다. 대형마트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전통시장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의 기업체와 주민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통시장 장보기 등의 방법으로 활성화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통시장들도 시설 현대화 등으로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일신문도 포항 전통시장 살리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포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을 소개,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다.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을 꼽으라면 단연 '죽도시장'이다. 풍부한 해산물과 각종 농산물, 먹거리와 볼거리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죽도시장이다. 죽도시장은 전통시장이기도 하지만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포항 하면 죽도시장이 연상될 만큼 유명한 곳이다. 각종 선거 때면 단골 유세장이 되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죽도시장을 빼놓고 포항을 다녀갔다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포항의 상징처럼 돼버린 곳이기도 하다.
지난 1971년에 포항죽도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한 죽도시장의 시작은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갈대숲이 무성하던 포항 내항의 늪지대에 노점상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죽도시장은 과거 영일면에 속하던 공산품 중심의 시장이었는데 세월을 거치며 사방으로 확장돼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
죽도시장의 대표적인 상품은 다양한 수산물이지만 이곳에는 수산물 말고도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구역별로 농산물부터 시작해 각종 잡화구역, 의류구역, 문구완구구역, 떡집 방앗간구역, 이불과 한복구역, 그릇과 육류구역, 미곡구역, 먹자골목 등이 14만여㎡에 걸쳐 빼곡히 들어서 있다.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시장이어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생필품을 살 수 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는 멀리 대구와 영천, 경산, 구미 등지에서도 차례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죽도시장을 찾을 만큼 대구경북 지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죽도시장은 크게 죽도시장 입구 만남의 광장으로 통하는 개풍약국을 중심으로 농축산물구역과 어시장구역 양쪽으로 나뉘는데 어시장은 시장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죽도시장의 수산물 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은 고래고기, 물회, 대게, 문어, 개복치 등이다. 수협어판장과 횟집 200여 개가 몰려 있어 사계절 저렴한 가격으로 동해안의 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먹자골목을 돌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특히 칼국수와 수제비 골목이 유명한데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거뜬히 해결할 수 있는 포항 특유의 시장 음식이다. 장을 보다가 출출해지면 칼국수와 수제비가 반씩 섞인 칼제비를 먹으면 속이 든든해진다. 또 소머리 국밥도 유별나다.
죽도시장에서 사가면 좋은 품목으로는 사철 품질이 좋은 건어물과 말린 생선 등이다. 좋은 상품이 대규모로 집산 되는 포항에서는 말린 오징어의 품질이 전국 최고라고 상인들은 자부한다. 멸치와 미역, 김, 말린 문어 등도 인기며 택배를 통해 전국 각지로 나갈 만큼 인기가 좋다.
죽도시장 바로 옆에는 주차를 위한 공영주차빌딩이 있으며 시장과 연결되는 노상 공영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주차가 편리하다. 또 농축산물구역은 아케이드가 설치돼 있어 비가 와도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다.
포항시 이덕희 전통시장 팀장은 "죽도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포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며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죽도시장에 들러 장보기와 관광을 함께 체험해 본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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