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톱스타 박유천, 네 번째 피소

역대 최고급 성추문 '충격'"실망과 분노"…팬도 등 돌려

아시아권을 호령하는 톱스타 박유천의 성추문으로 연예계가 시끌시끌하다. 최근 개그맨 유상무가 성폭행 혐의를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는 등 연예계에서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이슈 중 하나가 성추문이다. 그런데 이번 박유천 사건의 임팩트는 유독 크다. 한류를 이끌던 그룹 동방신기 출신이자 현 JYJ 멤버로 가수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인물, 영화와 드라마의 주연급으로 활동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A급 스타가 성폭행 혐의로 곤욕을 치르니 화제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인데다 피해자를 자처하며 고소한 여성이 무려 4명. 게다가 모두 유흥업소에서 만난 여성이다. 사건 발생지나 패턴도 유사해 '상습범'이란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박유천 측은 고소인들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사건의 내용만으로 '역대 최고급 성추문'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여성 4명으로부터 피소

박유천 사건이 처음으로 알려진 건 지난 13일이다. 20대 여성 A씨가 '지난 4일 오전 5시께 서울 강남 유흥업소 룸 내에 위치한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박유천을 고소했다. 그러다 다음 날인 14일 밤에 갑자기 피해자를 자처했던 여성 A씨가 돌연 고소를 취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성관계에 있어 강제성은 없었다. 박유천과 그 일행이 나를 무시하고 쉽게 보는 듯해 고소했다'는 말을 남겼다. A씨 스스로 '성폭행이 아닌데 그렇게 몰아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자칫 무고죄 혐의를 적용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A씨의 이런 행동에 '박유천 측이 거액 합의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박유천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성폭행 사건의 경우 친고죄 폐지로 당사자들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A씨의 고소 취하는 경찰의 수사 강행 의지를 꺾어놓을 만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16일에 이르러 또 한 차례 상황이 바뀌었다. 또 다른 여성 B씨가 그 역시 A씨 케이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성폭행당했다며 박유천을 고소했다. 이어 다음 날인 17일 경찰은 유사한 내용의 고소장을 두 건 더 접수했다. 고소장을 날렸다가 취하한 A씨를 포함하면 피해자를 자처한 여성만 4명이다. 박유천의 앞길이 묘연해졌다.

◆이미 재기불능 상태

A씨에 이어 박유천을 고소한 여성 B씨 역시 유흥업소의 접대여성이다. A씨와 마찬가지로 업소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발생일은 지난해 12월이다. 이 여성은 "박유천이 '목소리가 잘 안 들리니 화장실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유인해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세 번째 고소인 C씨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2014년 6월 업소에서 술을 마시다 일행과 함께 박유천의 집으로 이동했으며, 한 차례 더 음주를 즐기다 화장실에서 성폭행당했다고 전하고 있다.

네 번째 고소인 D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강남의 한 가라오케에서 만났으며 화장실에 가는 사이에 박유천이 따라와 성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까지 알려진 고소 건의 내용은 유흥업소와 접대여성, 그리고 화장실 등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성폭행 혐의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유흥업소를 밥 먹듯 들락거리고 화장실에서 자신의 욕구를 분출한다는 사실만으로 박유천은 이미 재기불능 상태가 됐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지만 흡사한 내용으로 연이어 피소되면서 팬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JYJ 갤러리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박유천을 지탄하며 향후 그와 관련된 모든 활동이나 콘텐츠를 철저히 배척할 것'이라며 '13년간의 신뢰와 팬들의 청춘을 짓밟은 박유천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흔히 스타가 실수를 저질러도 팬들은 자리를 지키며 힘을 실어준다. 특히나 아이돌 스타에 대한 팬들의 지지는 워낙 맹목적이라 '신앙만큼 두텁다'는 말까지 듣는다. 그런데도 박유천 팬들이 수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먼저 돌아섰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타의 스케줄뿐 아니라 행동패턴까지 꿰뚫고 있는 열성팬들 사이에서 이미 박유천의 일탈이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었으며, 또 사건이 불거짐에 따라 '회복불능'이란 판단을 내리고 단체행동을 하게 된 게 아닌가 짐작된다. 과거 박시후가 성폭행 혐의로 곤욕을 치를 때는 해외 중년 여성 팬들이 '그래도 믿는다'며 지속적인 지지를 보냈다. 뚜렷한 대조가 눈길을 끈다.

◆'연예계 은퇴' 배수진 치며 정면대응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태지만 여전히 박유천 측은 강경한 입장이다.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1차 고소 건이 알려진 후부터 수차례 공식입장을 전하며 맞대응했다. 성폭행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며 '잘못을 했다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라고 배수의 진을 쳤다. 고소 건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공갈죄와 무고죄 적용 등을 검토해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이 확대되고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경찰도 바빠졌다. 현재 강남경찰서 내에 박유천 사건 전담반이 구성됐다. 수사관 4명으로 이뤄진 전담반에 2명을 추가 투입했으며, 이어 성폭력 수사팀장급으로 3명을 추가해 9명으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성폭행 사건은 당사자의 진술에 의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는데다 2차, 3차 고소 건처럼 사건 발생일로부터 시간이 훌쩍 흘러간 경우에는 수사과정의 피로도가 더 커진다. 하지만 박유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워낙 커진 상태라 경찰 측에서도 빠른 수사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 여부뿐 아니라 유흥업소 접대여성이 고소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박유천은 성매매 혐의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1차 사건의 A씨가 고소를 취하하게 된 배경을 두고 '거액 합의설'이 나오고 있어 경찰의 수사범위가 여기까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박유천은 난감해졌다.

◆박유천 연예계 행보 불투명

유사 사건에 휩싸인 뒤에도 무죄를 입증하며 복귀한 스타들이 있다. 박시후나 이병헌도 성추문으로 구설에 올라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대표적인 인물이다. 좀 더 과거로 올라가면 비슷한 사건으로 법정에 섰던 주병진, 이경영 등의 예가 있다. 이들이 활동을 재개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박시후는 무죄가 밝혀진 뒤에도 평소 행실의 부적절함이 드러나 애를 먹었다. 그나마 팬층이 탄탄한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해 서서히 국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경영은 수차례 드라마로 복귀하려다 빗발치는 부정적 여론 때문에 무산되는 수모를 당했다. 주병진도 무려 7년여 기간 동안 법정공방을 이어가야 했다. 이병헌이 그나마 특수한 예다. 결혼한 상태에서 외도하다 망신살이 뻗쳤지만 쉬지 않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연기력으로 정면돌파해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박유천도 누구 못지않게 난감한 입장이다. 특히나 극 중 바르고 성실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터라 대중의 충격은 한층 커진다. 고소장의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구속수감된 고영욱과 같은 꼴을 면치 못할 테고 혐의를 벗는다고 해도 스타의 자리로 돌아오는 건 불가능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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