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캐머런 "EU 잔류 위해 처칠처럼 싸울 것"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진영의 주장이 거짓말투성이라며 유럽연합(EU) 잔류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브렉시트 저지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싸움에 비유하며 23일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는 19일(현지시간) BBC 브렉시트 특집 방송 '퀘스천 타임'에 출연해 한 청중으로부터 "종이 한 장을 흔들며 사람들을 향해 '내가 이 약속을 받아냈다'고 외치는 21세기의 네빌 체임벌린"이라는 노골적인 비판을 받았다.

체임벌린 전 총리는 히틀러로부터 받아온 협정문을 들고 "우리 시대의 평화를 지켰다"고 자평했으나 결국 2차대전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게 된 인물이다. 캐머런 총리가 EU와의 협상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하고도 EU 잔류를 고집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 히틀러의 전체주의에 맞서 유럽의 공동 대응을 주도했던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는 "처칠은 고립되기를 원하지 않았고 프랑스, 폴란드와 함께 싸우기를 원했다. 그는 유럽과 유럽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오늘 이런 것들을 위해 싸우길 원한다. 방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없다. 영국은 그만두지 않는다. 우리는 싸우며 그것이 우리가 이기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진영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EU 가입 문제에 대해 '서기 3000년'이 돼도 터키는 EU에 가입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터키가 EU에 가입할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를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EU 기여금으로 매주 3억5천만파운드(한화 5천923억원)를 내며 영국군이 EU군에 편입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그는 "유럽군이 생기지 않은 것처럼 3억5천만파운드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민 문제가 영국에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민자를 줄이고자 브렉시트에 찬성해 영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묘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민자 때문에 국민건강서비스(NHS)의 부담이 커진다는 질문에는 "NHS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NHS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모두 개혁된 EU에 남아있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시 국가재정에 생길 악영향을 재차 경고했다.

그는 "EU를 떠남으로써 돈을 버는 것이 아니며 경제가 더 작아지게 된다. 공공 재정에 큰 구멍이 생긴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대출 금리는 오르고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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