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박형주 수리과학연구소장 강연

"알파고 승리는 인간처럼 사고능력키운 심화학습의 결과물"

"오늘날 교육'학문 트렌드는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변하고 있어요. 입시의 도구가 아니라 사고 능력을 키우고 세상을 살펴보기 위한 도구로서 수학이 중요한 세상입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형주 소장(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이 20일 오후 7시 매일신문사 빌딩 8층에서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을 했다. '세상의 지식으로 들어가는 열쇠, 수학으로 세상을 보다'라는 주제였다.

박 소장은 지식콘서트 KAOS 공동기획'진행, 국제수학연맹(IMU) 집행위원,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포스텍 수학과 교수 등을 지낸 스타 교수다. 2014년 '올해의 과학자상'을 수상했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란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알고리즘(연산법)을 이른다. 최근 이세돌 9단에 완승한 알파고는 이런 기계학습이 여러 층으로 중첩된 심층 신경망을 이용해 인간처럼 심화학습을 하는 '딥러닝'의 결과물이다.

이런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위협하고 있다. 2016년 2월 다보스 포럼 미래일자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옥스포드대학 등은 20년 내에 미국과 영국, 일본의 일자리가 각각 47%, 35%, 49%가량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박 소장은 "지난 2년간 전 세계 휴대폰에서 전송된 데이터량이 인류의 2천 년 역사에서 창출된 데이터 총량과 같다. 알파고는 이런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했을 때 인간이 상상하지 못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 많은 일자리는 빅데이터에 숨겨진 뜻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프린스턴 대학의 수학자 잉그리드 도브시 교수 팀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웨이블릿'(wavelet)이라는 수학이론을 이용해 반 고흐의 작품 6개 가운데 위작을 가려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기 생각에 집중하는 원작자와 달리 위작자는 원작만큼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주저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 인간의 심리인 '주저함'의 증거를 수학적으로 정량화해서 찾아낸다는 아이디어를 실생활에 적용해 성공한 겁니다."

박 소장은 "수학은 공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학문이 아니라 주어진 사고의 재료를 버무리는 사고 훈련 과정이다. 앞으로 인류는 실수 안 하기 전문가가 아니라 처음 접한 문제에도 수없이 도전하며 이를 해결하는 뛰어난 사고력의 인물을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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