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레인 시아파 지도자 국적 박탈

바레인 정부가 국내 권위 있는 시아파 지도자의 국적을 전격 박탈하자 중동에서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바레인 국영 BNA 통신 등에 따르면 바레인 정부는 전날 시아파의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이사 카심의 국적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내무부는 카심이 극단적인 종파주의적 분위기를 조장하고 외국 종교 이데올로기와 정치세력을 추종하는 단체를 만드는데 핵심적 역할을 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내무부가 밝힌 '외국 종교'정치 세력'은 사실상 바레인 내 시아파 주축의 반정부 운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받는 이란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바레인 법원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폭력 선동" 등의 혐의를 인정해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 온 시아파 단체 '알웨파크'의 국내 활동을 중지시키는 판결을 내리고 나서 며칠 뒤 나온 것이다.

AP통신은 내무부의 발표 이후 수천 명의 카심 지지자들이 그의 집 앞으로 몰려가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이날 항의 시위는 바레인에서 지난 2년간 일어난 것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이란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카심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성명을 내고 바레인의 이번 조치는 "중동에 불을 지르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바레인의 지도자들은 분명히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 잔인한 정권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도 바레인 정부의 조치에 "놀랐다"는 견해를 밝혔다.

소수 수니파 왕정이 다수 시아파를 통치하는 바레인은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시아파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최근까지 시아파의 반정부 활동이 여전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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