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결정 용역기관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ADPi)이 김해공항 확장을 통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정치적 결정임을 시인했다.
ADPi 수석엔지니어 장 마리 슈발리에는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가미하고 과업 지시서를 명확히 따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신공항 용역 진행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물론 알고 있었다"며 "(앞으로 신공항을 건설하는 데) 정치적으로 애로사항이 있겠느냐의 문제도 이번 용역 배점에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설명을 통해서도 "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했다. 의사 결정 과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단계적으로 이번 프로젝트가 수행 가능한지, 또 정책적 변화가 있을지의 가능성도 따져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지역 간 갈등으로 인해 밀양과 가덕도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하기 어려웠고, 정권 변화 시 동반되는 정책 변화도 고려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슈발리에는 정치적 부분에 대한 배점 비중이 7%라고 말해 이번 용역의 상당 부분이 정치논리에 휘둘렸다는 점을 암시했다.
이와 함께 '정치성에 대한 고려 항목은 어떻게 진행됐느냐'는 질문에 "누군가의 판단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누군지는 정확히 말하지 않았으나 국내 정치를 공단 내부에서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기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낳고 있다.
이번 용역에 대한 석연치 않은 점은 과업 지시서를 왜곡한 결과였다는 점이다. 과업 지시서에 따르면 '영남권 여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기존 시설을 이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새로운 대안을 위해 기존 시설을 이용한다는 것인데 이번 용역 결과는 기존 시설(김해공항)의 확장안을 담고 있다. 새로운 대안을 위한 것이 아닌 기존 시설을 위한 용역 결과로 용역의 앞뒤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용역의 목적과 배경은 늘어나는 영남권 항공 수요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찾는 것이다. 밀양과 가덕도보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제시하는 게 바른 용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5개 시도 지방자치단체 간 회의에서 한 번도 비중 있게 다뤄 본 적이 없는 김해공항 확장을 갑자기 최적의 대안이라고 들고 나온 점과 밀양과 가덕도 외의 다른 선택도 있다는 점을 그동안 숨겼던 점은 영남권 주민 전체를 기만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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