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안동시와 D업체의 사랑놀음?

안동은 물의 고향, '수향'(水鄕)이다. 안동댐과 임하댐, 두 개의 큰 물그릇은 1천만 영남인들의 젖줄이다. 이 때문에 안동 사람들은 수몰과 이주, 안개 등 숱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깨끗한 물관리를 숙명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대구지법 안동지원의 판결을 보고 안동 시민들은 가슴을 치고 있다. 안동의 모 폐기물 처리업체가 낙동강변에서 골재를 채취하고, 그곳에다 폐기물 7천t을 불법매립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

이 업체가 폐기물을 묻은 곳은 영남인의 젖줄인 낙동강 바로 곁이다. 묻은 폐기물은 대부분 폐콘크리트다. 콘크리트는 부식하면서 강알칼리 성분으로 변해 물에 녹아들면 물은 알칼리수로 변하면서 토양과 지하수 등을 오염시킨다. 알칼리성 물은 물고기의 비늘을 녹일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이런 물을 사람들이 사용한다니 어떤 일이 생길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특히 검찰은 이 업체의가 무책임한 행태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안동시에 영업취소 처분을 요구했지만 안동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본지 17일 자 8면 보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물과 관련해 벌어진 이 업체의 행태는 법적인 처분을 떠나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오죽했으면, 검찰이 법원의 사건 종결 여부를 떠나 안동시에 행정처분을 요구했을까? 이런데도 뒷짐만 지고 있는 안동시를 시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더구나 안동시는 수사를 받는 중에도 문제의 이 업체에 6천만원어치의 물량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준 것으로 확인돼 "'안동시와 D업체의 사랑놀이'에 시민과 영남인들이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안동시-D업체'의 사랑놀이는 이미 3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는 이 업체가 상수원보호구역 인근 농공단지에 환경법 논란을 무시하면서까지 폐아스콘 공장을 짓게 특혜를 주고, 수의계약으로 재생아스콘 물량을 몰아주기까지 했다.(본지 2014년 1월 27일 자 2면 보도).

게다가 이 업체가 수의계약을 받으려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직접생산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안동시는 이 서류가 나오기도 전에 7억8천만원어치 물량을 계약했다가 말썽이 일자 계약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었다.

검찰은 현재 이 업체와 안동시가 얼마나 깊은 관계인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안동시 일부 직원들이 이 업체의 이권에 개입했다는 정황들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무성하던 '안동시-D업체'의 사랑놀음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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