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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회고전] <43회> 금상 강병두 작 '동심'(1999년)

영롱한 비누방울 닮은 동심의 세계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3년 금상 강병두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3년 금상 강병두 작 '동심'(1999년).

동요는 글자 그대로 아이들의 노래다. 동요만큼 아이들의 동심을 잘 나타내주는 것이 있을까.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이 동요를 가져다준 것은 아닐까.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동요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마저 든다.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다.

동요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자랑할 것이 많다. '동요의 왕국'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서양에도 아름다운 동요가 많다. '마더 구스의 노래' 같은 것들은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그러나 서양 동요는 교육 수단이랄까 그런 의미가 커서 깊은 맛이 없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전해오는 아름다운 전래동요들도 많지만, '동요의 아버지' 윤석중을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일찍부터 보석처럼 빛나는 창작동요들을 작곡해서 우리에게 선물했다. 그 덕분에 나이 든 세대들은 동요를 부르며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 과거 '선명회'나 '리틀 엔젤스' 어린이합창단이 전 세계를 돌며 국위를 선양하던 시절, 우리는 모두 그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며 꿈을 키웠다.

동요는 쉽고 단순한 멜로디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가사가 특징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CM송'으로도 자주 사용되었다. BC카드의 '아빠 힘내세요'나 데이콤의 '우주소년 짱가' 같은 것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요즘은 좋은 노래들이 많아서 그런지 찾아보기가 힘들다.

어린 시절 나는 동요만 부르며 하룻밤을 꼬박 새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동요를 알았다. 그 가운데는 언니들에게 배운 전래동요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전래동요를 거의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고 창작동요를 열심히 부르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TV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가요가 아이들의 애창곡이 되어버렸다. 유치원생 또래의 아이들이 발라드나 심지어 트로트까지 신나게 불러 젖힌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진성의 '안동역에서'를 어른 뺨치도록 구성지게 부르는 꼬마들을 보며 부모들은 박수를 친다. 대중가요를 부르는 어린이의 마음속에도 동심이 오롯이 남아 있을까? 정말 안타깝고 기가 찰 일이다.

1999년 小史

▷대우사태, 김우중 회장 퇴임=7월 한국 재계 서열 2위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퇴진하고 대우그룹이 해체됐다. 12개 계열회사는 채권은행단의 관리로 들어갔다.

▷씨랜드 화재 참사=6월 30일 새벽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백미리에 있는 청소년 수련시설인 '놀이동산 씨랜드'에서 화재가 발생해 잠자던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남북 해군함정 서해 교전=6월 15일 북한 경비정의 북방 한계선 침입으로 서해 연평도 앞바다에서 남북 해군 함정 간 교전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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