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실제 도발땐 핵·미사일 선제 '킬체인'

북한이 22일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우리 군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 3천∼4천㎞로, 주일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무기로 꼽힌다.

사거리로 보면 남한을 직접 공격할 무기는 아니지만, B-52 전략폭격기 등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될 미군의 증원전력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리에게도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

우리 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선제공격으로 파괴한다는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을 구축,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사일 발사 징후가 감지되면 발사 이전에 타격한다는 것으로, 핵심은 미사일 발사 동향을 포착하는 감시 전력이다.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밀착 감시할 수 있는 군사 정찰위성을 2020년 1기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모두 5기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현재 운용 중인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으로는 감시 능력에 한계가 있어 대부분 미군 위성에 기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정보 수집을 위한 정찰기도 업그레이드한다. 우리 군이 현재 운용 중인 영상정보 수집 정찰기 RC-800(금강)과 RF-16(새매)으로는 평양∼원산 이북지역까지 감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2018년부터 고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호크'가 도입되면 북한 전역이 우리 군의 감시망에 들어오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시설을 타격하는 무기체계로는 하반기 실전 배치하는 독일산 장거리 공대지유도탄 '타우러스'가 있다. F-15K 전투기에 장착될 타우러스는 사거리가 500㎞를 넘어 대전 상공에서도 북한 대부분 지역의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북한 변전소와 전력망을 파괴하는 탄소섬유탄도 2020년대 중반까지 전력화된다.

한편 북한은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대해 6번째 시험 발사 만에 결함을 상당 부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는 무수단 미사일의 위협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22일 새벽에 발사한 5번째 미사일은 150㎞가량 비행한 뒤 공중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추가 발사한 6번째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해 한국과 미국의 군 당국이 성공 여부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특히 6번째 미사일은 고각(높은 각도) 사격으로 사거리를 의도적으로 줄였을 것으로 추정돼 지금까지의 실패를 딛고 기술적 보완이 이뤄졌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날 6번째 미사일은 고도 1천㎞ 이상으로 솟구쳐 엔진출력이 향상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의 정상 사거리(3천∼4천㎞)는 물론이고 최소 사거리(50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북한이 일본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여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사일이 일본 열도 위로 지나가지 않고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고각으로 발사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것도 우리 군이 북한의 이번 무수단 발사를 엄중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음을 방증한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20일 대변인 담화에서 괌의 미국 공군기지를 정밀타격권 안에 잡아넣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4차례 발사 실패 이후 22일 만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장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규정하며 6'25전쟁 66주년과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개막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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