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구에 다녀왔다. 모처럼 찾은 고향은 예전과는 달리 활기에 차 있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공사로 인해 동대구역사 주위는 어수선했지만 긍정적인 생기가 돌았다. 올해 12월 완공예정인 이 센터는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거라는 기대가 많다.
최근 대구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서문시장 야시장을 개장했다고 한다. 앞으로 야간에도 가능한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지역별로 특화시장을 만드는 한편,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통역 서비스, 주차와 안전 문제 등을 마련하여 대구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다고 한다. 이처럼 작지만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대구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 최근 지역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치맥축제'에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한다고 하니 올해 대구의 여름밤은 더욱 활기차고 뜨거울 전망이다.
대구 경제에 활력을 준 또 다른 행사가 있었다. 13일 동반성장위원회와 대구시가 동반성장 협약(MOU)을 맺었다. 대구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양 기관은 ▷동반성장 정책 발굴 및 정보 공유 ▷상생 서포터스 청년'창업 프로그램 참여 ▷취업 박람회, 구매상담회 등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관련 사업 공동 추진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은 협약실천을 확실하게 점검하기 위해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통상 MOU는 조직 간의 합의사항을 적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협약은 협약사항을 실천하기 위해 보다 진전된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지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키로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우선 하반기에 수도권의 대기업이 대구로 내려가 지역에서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청년 일자리 만들기가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대기업과 계열사들이 지역으로 내려가 지역의 인재 발굴에 나서는 것은 대구지역 취업 예정자들에게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또한 내년에는 대기업 구매담당자들을 대구로 내려보내 중소기업들을 만나게 함으로써 지역 중소기업의 판로를 넓혀주는 구매상담회를 열기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경제 양극화 현상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부진이라는 어두운 단면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지역은 지역내총생산(GRDP)이 아직도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양극화를 실감케 한다. 바로 이 시점에서 대구시와 위원회가 동반성장 협약을 맺은 것은 새로운 지속가능성장의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하겠다. 뉴 노멀 시대에는 기업 간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날로 심화하는 국제 경쟁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반성장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구는 최근 친환경도시를 표방하고 미래의 성장산업으로 에너지, 환경, 의료 등 첨단 융복합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성큼 다가온 현실에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첨단산업으로 잡은 방향성은 적절하다. 다만 이를 생태계 차원에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영진 시장은 이날 협약에서 "신성장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는 상생문화가 필요하다"며 "대구형 동반성장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직은 대구 경제가 동대구역 근처의 공사장 소음처럼 어려움에 처해 있을지라도 돌아갈 때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진 것은 대구의 건강한 미래를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대구의 활기를 느끼기 위해 서문야시장에 꼭 한 번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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