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이지 않는 잉크의 위력" "연속 백지 내 서울까지 뒤집자"

신공항 백지화-'1면 백지' 뜨거운 반응…본지 1면 관련 보도 1천여 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휴대폰으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휴대폰으로 '매일신문 1면 백지 발행' 내용을 보여주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시도민의 울분을 담은 매일신문 1면 백지 발행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신공항 백지화, 정부는 지방을 버렸다'는 1면 단 한 줄의 글귀는 백 마디의 항변보다 강렬했다. 시도민들의 염원을 저버린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항의한 '백지(白紙)신문'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수십여 곳의 온'오프라인 언론사들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고, '백지신문'이 오전 한때 실시간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대다수 지역민들은 "절망과 한탄에 빠진 시도민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수천여 건 댓글 달리고…정치권도 파장

22일 1면 전체를 백지로 발행한 편집은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울분만큼 뜨거운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이날 오후까지 전국의 37개 온'오프라인 언론사들이 일제히 '매일신문 1면'과 관련된 보도를 쏟아냈다. 신공항 백지화 관련 보도를 내며 본지 1면을 언급한 언론매체까지 더하면 관련 보도가 1천여 건이 넘었다.

'백지신문'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이슈로 떠올랐다. 22일 오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 '백지신문'은 한때 실시간 검색어 1, 2위에 올랐다. 네이버의 경제 분야 '댓글 많은 기사' 1위에는 미디어오늘의 관련 기사가 올랐다. 다음에 실린 종합일간지의 '백지신문' 관련 기사에도 이날 오후까지 1천285개의 댓글이 달려 전국적인 관심을 반영했다.

1면 백지 발행과 관련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상처받은 대구경북 민심을 전달했다. 김 의원은 "매일신문이 1면을 백지로 냈다. 이것이 주는 무언의 항변이 얼마나 무섭나? 과거 4'19 때나 6월 항쟁 때도 이런 적이 없었다"면서 "(신공항 후보) 지역이 A다 B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이런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면서 국민에게 어떻게 이러느냐는 씁쓸함과 분노, 또 우리가 농락당했다는 절규가 쏟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역사에 남을 사건"…"가장 극적인 항변"

1면 백지 발행을 접한 시도민들은 '파격적' '용기' '극적' 등의 표현을 쏟아내며 지지를 보냈다. 류모(26'여) 씨는 "어떤 긴말보다 대구경북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창의적인 구성에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했다. 시민 김모(32) 씨는 "지역 대표신문으로서 지역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편집이라고 느꼈다. 기사가 없었음에도 지역민의 의견을 가장 강하게 표현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시민 정모(49) 씨는 "지역 정서를 보여준 파격적인 편집"이라며 "광고식으로 말하면 '역대급 대박'이다. 한참 이슈가 될 듯하다"고 했다.

타 지역민들도 열띤 관심을 보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신모(28) 씨는 "매일신문의 대응은 참신하고 충격적이었다. 과장해서 역사에 남을 만한 대사건이라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서울시민 송모(35'여) 씨도 "SNS에서 1면 백지 발행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놀랐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공직 사회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국무조정실 한 관계자는 "글과 붓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백지 발행은 뜻을 너무나도 잘 전달했다. 다만 대구경북 여론까지 정권에 등을 돌릴 경우 레임덕이 심화될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 한 관계자는 "여론 조성을 오히려 독자들에게 넘기는 독창적인 지면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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