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조건으로 내건 동대구~김해공항 철도 신설이 실현 불가능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동대구에서 경북 남부권을 거쳐 경남 김해까지 연결하는 철도 신설은 수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초대형 사업에다 '경제성'과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21일 영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접근성을 강조했다. 가덕도는 부산 최남단에 있어 접근이 불편하고, 밀양은 영남 지역 중심에 있지만 대도시와 떨어져 있는데 반해 김해공항은 도로, 철도 등 교통망을 개선하면 영남 모든 지역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신공항 용역을 주관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보고서에 따르면 김해공항 확장에는 4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드는 반면 김해공항을 연결하는 도로'철도 등 접근성 개선을 위한 공사비는 6천억원가량에 불과하다. 이 중 동대구~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직접 연결하는 철도 지선과 부전~마산 선과 국제선터미널을 직결하는 지선 신설에 2천409억원이 들 것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철도 전문가들은 용역 보고서 상 비용 산정에 한결같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동대구~김해공항 철도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이 숫자 놀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대구~경주 등 경북 남부권~김해공항을 연결하는 최단거리는 90㎞다. 또 통상 90㎞의 철도 건설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KTX(시속 300㎞) 6조300억원, 복선전철(시속 200㎞) 3조300억원 수준이다. 김해공항 확장 사업비가 4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KTX나 복선전철 신설은 아예 실현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철도 1㎞를 건설하는 데 순수 건설비용만 40억원이 투입되며 여기에 터널이나 교량, 보상비까지 합치면 건설비는 천문학적으로 올라간다.
정부가 제시한 운행 시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동대구~김해공항 사이 새로운 철도가 건설되면 이용 시간이 기존 100분에서 75분으로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주장대로 시속 200㎞급 철도를 환승 없이 운행하면 동대구~김해공항 사이 90㎞ 거리를 30분 안에 주파해야 한다. 현재도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대구에서 김해공항까지 80여 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결국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졸속으로 선정하고 대안을 만들다 보니 현실성 없는 철도 건설안을 꺼내놓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한 교통 전문가는 "김해공항 확장안에 따른 정부의 교통 보완책은 비용과 소요 시간 등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안"이라며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대구경북민의 수가 크게 많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과연 철도 건설안이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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