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해공항 확장 '졸속 결정' 감춰진 진실은?

안전성 문제로 불가능하다더니…ADPi 김해 확장에 점수 몰아줘

영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 후 22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도로변에서 달서구청 관계자들이 영남권 신공항 유치 염원을 담은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영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 후 22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도로변에서 달서구청 관계자들이 영남권 신공항 유치 염원을 담은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김해공항 확장이란 대안 제시에 대해 정치적 판단에 따른 '졸속 결정'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이 현실성이 없다고 정부에서 이미 결론을 냈고 김해공항 확장을 무리하게 추진하더라도 '관문공항' 기능을 수행하기 힘든 데다 정부에서 제시한 연결도로망 구축을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항공전문가들은 "김해공항 확장안은 지난 정부부터 몇 차례 검토를 했고 항공학적으로나 주변 도심 시설 등을 고려할 때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이라는 정부 주장은 결국 자기부정이고 정치적 판단에 따른 꼼수"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지난 2009년 정부에 '김해공항 확장 검토'를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당시 정부는 '안전성 취약 등 구조적인 문제로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몇 차례 전문기관 검토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이 났다.

국토부와 용역기관인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발표와 관련해서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말 입지 선정을 앞두고 '밀양'과 '가덕'을 지지하는 전문가들로부터 최종 의견 청취를 했고 발표 당시 '전통적인 의미에서 밀양이 공항 입지로 적합하다'고 말하면서도 점수는 김해공항 확장에 몰아줬다. 여기에다 '향후 공항 건설 추진을 위한 정치적인 고려를 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더했다.

정부는 또 김해공항 확장이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기존 입장과 엇갈린다. 정부와 영남권 시도는 '제2 관문공항'으로 신공항을 추진해 왔지만 정부는 입지 발표에서 신공항 후보지의 활주로 길이를 3천200m로 못 박았다. 유럽이나 미주를 오가는 대형 여객기의 이착륙이 쉽지 않아 활주로 길이 축소는 결국 김해공항 확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발표란 지적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신공항 건설비를 1조원 이상 줄였다고 자평하지만 정부안대로 하면 동대구와 김해공항 간 고속철도 신설 등 김해공항 교통 인프라 구축에만 수조원이 들어간다"며 "결국 신공항 백지화는 표심을 노린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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