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아파트에서 6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피의자가 현장검증을 마쳤다.
24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오전 10시부터 사건 현장인 강남구 모 아파트에서 피의자 김모(37·구속)씨 입회하에 당시 범행을 재연하는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김 씨는 경찰이 준비한 마네킹을 이용해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검증 현장에 있던 경찰은 김 씨가 현장검증 과정 내내 담담하게 자신이 그동안의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 대로 범행 과정을 한 차례 재연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경찰서를 나서면서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다가 피해자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이야기했다.
검은색 티셔츠와 국방색 바지 차림의 그는 마스크를 쓴 채 빨간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채 등장한 뒤 얼굴을 들지 않았다.
이어 어떤 점이 죄송한지 이어진 질문엔 작은 목소리로 "죽고싶다"고 말하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오전 10시께 사건 현장에 도착해 호송차에서 내린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는지, 처음부터 죽일 목적이었는지 등 쏟아지는 질문에 고개를 숙인채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는 말에는 "죄송합니다"라고 작게 말했고, 범행을 후회하는지 묻자 역시 입을 굳게 닫았다.
전과 17범이자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2차례 10년 복역 후 작년 11월 출소한 전자발찌를 부착 중인 김 씨는 이달 16일 강남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으려다 살해했다. 이후 전지가위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났다가 19일 검거된 상태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초 성폭행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고, 성폭행 뒤 돈을 내놓으라는 자신의 요구에 피해자가 거세게 반항하자 발각될 것을 우려해 피해자를 죽였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지난 21일 김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으며, 다음주 초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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