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 정도면 무정부(Anarchy) 상태다. 10년을 농락당했다. 대구'경북'울산'경남 4개 시'도 지자체와 시민의 힘으로 밀양 신공항을 건설하자. 우리가 힘을 합쳐 10년 동안 6조여 원 모으자."
대구 한폭판(동성로)에 태어난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이 정부는 영남 4개 시'도민의 발등을 확 찍은 꼴이 됐다. 결국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꼼수 카드로 영남권 전체 균형발전은 이제 '반불구' 상태라 해도 과하지 않으리라.
구미 상모동에서 태어난 아버지 박정희는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결단으로 지역별로 먹고 살 기반을 다졌다. 포항은 철강, 구미는 전자, 창원은 기계, 울산은 석유화학, 거제는 조선 등 곳곳이 동반 성장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영남지역을 대한민국 주축 산업도시를 만들었다.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 같은 논리의 연장선에서 보자면 영남권 전체가 균형 발전할수 있는 '신공항 건설'에 이번에는 종지부를 찍었어야 마땅했다.
◆믿는 도끼에 당했다. 2번에 걸친 백지화 농락(籠絡)과 농간(弄奸)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포항이 고향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3월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신공항 백지화로 농락'(籠絡) 했고, 대구가 고향인 박근혜 대통령은 '김해공항 확장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해괴한 꼼수(김해공항 확장이 신공항이라는 논리)로 또한번 '농간'(弄奸)했다. 집권 4년차의 '신공항 악몽'이라는 궤적도 닮아있다. 여론 조사에서 보듯 이로 인한 TK 지지기반도 하락해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을 자초하고 있다.
경남'울산의 허탈감도 크지만 대구'경북은 배신감과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국가의 대계(大計)를 두고, 이런 농락'농간을 하는 정부라면 차라리 없어도 좋을 듯 하다. 대한민국 지도가 남북으로 길고 특히 영남권의 산업과 인구, 경제 규모 등을 봤을때 대한민국에는 관문공항이 2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토 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다. 김해공항은 그동안 여러차례 검토 끝에 '확장 불가'로 결론이 나 그 대안으로 신공항 건설안이 나온 것인데 이제 와서 다시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된다고?
◆"6,700,000,000,000원, 4개 시'도민이 모읍시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4개 시'도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밀양 신공항 비용을 만들자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천문학적인 건설비용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할테지만 산술적으로 보면, 못할 일도 아니다. 4개 시'도가 10년 동안 1조7천억 원씩 품앗이를 하면 된다. 4개 광역지자체에서 매년 1천억 원씩 예산을 비축해, 10년 동안 1조 원씩만 만들자. 그럼 4조 원이 확보된다. 나머지 2조7천억 원은 시'도민들의 불꽃같은 영남권 살리기 정신으로 모금하면, 못할 일도 없다. 화가 난 일반 월급쟁이와 영세 자영업자마저도 '100만 원 내겠다'고 자처하는 판이다. 대구시민이 각자 10만 원만 내도 2천500억 원이다. 단순한 산수 계산으로 대구시민 250만 명이 1인당 10만 원씩 3년만 내도 7천500억 원이 모을 수 있다.
대구경북은 영남권 신공항을 대구에 짓자고 주장하는것이 아니다. 밀양이 경남지역이지만, 그곳이 '영남권 균형발전을 위한 선택 가능한 최선의 적지'라는 판단때문에 밀양을 지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의 주장은 이와는 개념이 다르다.
좋은 것은 내 앞마당에 끌어오자는 지역 이기주인인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의 극단을 보여준 '안하무인'(眼下無人) 부산이 미워서라도 4개 시'도는 스스로 뭉칠 필요도 있다. 만약 4개 시'도에서 들불같은 신공항 시민모금이 시작된다면, 막을 방법도 없을 뿐더러 차기 대통령은 4개 시'도민의 열화와 같은 바람을 어떤 형태로든 도와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 깃발만 꽂으세요.' 동참하겠다는 분노에 찬 시민들
"정부의 도움없이 영남권 신공항을 밀양에 지읍시다." 이번 신공항 백지화 결정으로 분노에 치를 떠는 몇몇 대구 시민들은 자체 모금으로 신공항을 건설하자고 한다면 동참할 뜻을 밝혔다. 신공한 건설 시민모금에는 '이젠 백마디 위로보다 극단적 행동으로 저항할 때'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억울하게 자녀를 잃은 아버지가 검찰'경찰을 믿지 못해, 스스로 복수하는 영화도 얼마나 많은가. 4개 시'도민의 심정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정부를 믿지 못하니, 스스로 무장할 수밖에 없다.
경북대학교 모 교수는 "김해공항 확장은 코미디같은 씁쓸한 결정"이라며 "시민들이 나서서 신공항을 건설한다면, 전 세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30대 주부는 "우리 지역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생활비라도 아껴서 십시일반 모금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40대 회사원 김유준 씨는 "100만 원이라도 기꺼이 낼테니, 지금이라도 우리 스스로 민간에서 답을 찾자"고 목청을 높였다.
일부이긴 하지만 밀양 신공항 건설 시민모금 주장을 단순히 정부에 압박을 주기 위한 '발롱 데세'(Ballon d'essai, 여론의 동향을 탐색하기 위한 액션)로 치부하면 안된다. 영남권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인 '하늘 길'(신공항)을 스스로 열자는 염원으로, 어쩌면 실현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는 돕는다'(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는 명언처럼, '하늘 길은 스스로 돕는 자에게 열린다'는 심정으로 어떻게 해서든 '대한민국 제2 관문공항'으로서의 신공항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만평 형식의 이 코너는 한 주간에 대한민국 또는 대구경북을 뜨겁게 달군 핫이슈를 해학적으로 풀거나, 통찰력있게 뒤집어 봄으로써 가벼운 통쾌함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특정인을 악의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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