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유럽연합(EU) 잔류 진영을 이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결국 총리직을 내놓게 됐다. 투표 결과가 나온 후 캐머런 총리는 런던 다우닝가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나라를 이끌 선장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오는 10월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2010년 총선에서 보수당을 제1당 자리에 올려놓고 총리에 올랐다. 당시 43세였다. 노동당 집권 13년에 마침표를 찍고 보수당 정부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캐머런은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보수 성향의 자유민주당을 연립정부로 끌어들였다. 유로존 위기를 계기로 반(反) EU 세력이 불어나고 영국 사회에서 EU 회의론이 다시 부상하자 2013년 1월 캐머런은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승부수가 효과를 발휘했는지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승리했고, 국민투표는 기정사실화됐다.
지난 2월 EU와 벌인 협상을 마친 캐머런은 6월 23일을 투표일로 정했다. 당시 캐머런 총리는 EU 탈퇴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않았었다.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 동의해줘 부글거리던 독립 여론을 누그러뜨린 '성공' 경험에 따른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캐머런의 예측은 빗나갔다. 투표가 다가오자 캐머런 내각에서 6명의 '반란' 장관들이 탈퇴 진영에 합류했다. 결정적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캐머런에게 등을 돌리고 탈퇴 진영의 선봉에 섰다.
선거 결과와 별개로 이번 투표로 영국이 세대, 계층, 지역별로 첨예하게 갈라졌다는 것도 캐머런 총리의 어깨를 누르는 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온갖 불만이 표출됐다. 또 찬반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면서 갈등과 대립은 더욱 증폭됐다. 이러한 인식이 쌓이면서 캐머런 총리에 대한 신뢰도와 지지도도 추락했다. 각종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투표 운동 기간 총리가 한 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70% 안팎에 달했다. 심지어 투표 결과 EU 잔류로 나오더라도 연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3분의 1에 달했다.
결국 예상치 못한 패배의 충격은 캐머런 총리가 상처만 안은 채 불명예 퇴진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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