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코틀랜드發 독립 추진…'小 영국' 전락할 수도

영국이 새로운 여정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 길의 이정표에 '리틀 잉글랜드'(Little England)가 흐릿하게 새겨져 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등의 분리로 이어져 영국이 미니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잉글랜드는 영국 전체 면적의 53%에 불과하다.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으로 구성된 연방국이다. 웨일스(1535년)와 스코틀랜드(1707년)가 잉글랜드에 통합됐고,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에서 북부 얼스터 지방(1921년)이 남아 오늘의 영국이 완성됐다.

브렉시트는 영국(UK)에서 분리 움직임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307년간 끊임없이 독립을 열망해온 스코틀랜드는 이미 그 꿈을 펼치려 했다.

2014년 9월 독립 주민투표를 치렀다.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치권 확대를 약속하며 가까스로 막았다. 그러나 토속어 게일어를 비롯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인들은 독립을 향한 의지를 접지 않고 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실제 주인공 윌리엄 월리스의 저항 정신이 스코틀랜드인들의 가슴속에 아직도 살아 있다.

이에 브렉시트 투표를 독립 추진의 불씨를 살릴 기회로 삼으려는 스코틀랜드 의회 제1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지난달 스코틀랜드 의회선거를 앞두고 '조건부' 독립 재투표를 공약했다.

막판 여론조사들에서 스코클랜드 주민 절반은 잔류를 지지했다. 잔류가 탈퇴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에서 EU 회원국 지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다. 여기에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가 침체하거나 EU와 협상 조건이 악화하면 EU 복귀를 위해 독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 'EU를 떠난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할 명분이 추가된 것이다.

캐머런 총리와 토니 블레어, 존 메이저 등 전직 총리들도 '리틀 잉글랜드' 우려를 표명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이 현실화하면 북아일랜드나 웨일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또 다른 독립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백 년에 걸친 통합의 역사를 되돌리는 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격변을 뜻한다. 영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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