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자업자득이고 인과응보다. 영남의 의(義) 정신이 부산의 이(利) 앞에 무너졌다. 부산시장의 승리다."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김해공항 확장 발표 뒤 뒷담화가 많다. 대통령에 대한 한탄과 자조, 밀양 유치 실패의 원인 분석과 함께 가덕도를 외치며 그 나름 성과를 일궈낸 것으로 보이는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따져보면 일리가 없지는 않아 보인다.
먼저 정치적 자업자득과 인과응보다. 사실 대구경북은 그동안 특정 정당에 너무 쏠렸다. 특히 이명박'박근혜정부에 대한 편애는 더욱 그렇다. 대통령은 물론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선거까지도 같은 당 후보가 싹쓸이했다. 이렇게 몰표를 준 까닭은 성공적인 국정과 행정의 수행을 위함이다. 지난 20~30년 동안 흔들림이 없다. 마치 시멘트처럼 단단하다. 그러나 결과는 두 번의 신공항 백지화 같은 배신뿐이다. 왜? 그래도 또 표를 달라면 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언제나 주머니 속 공깃돌로 여기는 오만함에서다. 세간의 자탄이 그럴듯하지 않은가?
다음은 이(利) 앞에 무너진 의(義) 문제다. 이는 이로움 또는 이익, 의는 마땅함이나 옳음이다. 의를 중시한 유학을 받든 조선은 건국과 함께 의를 높이고 이를 낮췄다. 농업 중시와 상업 천시의 배경이다. 고려에 목숨 바친 정몽주 등을 의로운 신하로 기린 것은 조선의 앞날을 위함이고, 조선 특히 경상도 영남에 의는 목숨 같았다. 뭇 국난 때 영남인이 살고 죽은 기준은 의다. 숱한 의병이 증거다. 이번 신공항을 위해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하고 부산을 뺀 다른 4개 시'도가 끝까지 합의 정신을 지키고자 한 일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부산이 합의를 어겼으니 영남의 의가 상업도시 부산의 이 앞에 무참히 무너진 셈이다.
끝으로 부산시장 승리 뒷담화다. 부산시장은 새누리당 내 친박이란 정파 출신이다. 그는 이번 시'도지사 합의 파기 이후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부산 정치권과 상공계 등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정부 발표 이후에도 같은 분위기다. 같은 친박인 최경환 의원 같은 중진조차 존재감 없고 지리멸렬한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부산시장의 승리처럼 보인다. 우리는 뒷담화에서 혹 앞으로 갈 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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