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복싱, 68년 만에 올림픽 명맥 끊기나

한국 복싱이 68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에 몰렸다.

지난 3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 전원 낙마한 한국 남자 복싱은 최근 패자부활전 성격의 최종선발대회에서도 10체급 모두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자부는 지난달에 이미 2회 연속 올림픽 진출 좌절이 확정됐다.

남은 것은 56㎏급의 함상명(용인대)뿐이다. AIBA 프로복싱대회(APB)에 속한 함상명은 7월 3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의 바르가스에서 열리는 2016 APB/WSB(월드시리즈복싱) 올림픽 선발대회에서 3위 안에 입상하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한국 복싱은 함상명이 가까스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다고 해도 역대 최소 인원인 1명만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다. 함상명마저 무너지면 한국 복싱은 1948년 첫 올림픽 참가 이후 동서냉전으로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대회를 제외하고 68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명맥이 끊긴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해 20개의 메달을 안기며 '효자종목'으로 꼽혔던 한국 복싱이 이처럼 처참한 지경으로 내몰리게 된 데는 복싱 자체의 인기 추락과 이로 인한 경기력 하락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국내 복싱계는 선수층이 얇다기보다 선수가 아예 없다.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살을 빼기 위한 생활체육으로는 주목받고 있지만, 엘리트 체육으로서의 복싱은 힘들고 배고픈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취약한 저변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주먹 하나에 인생을 걸고 도전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대한복싱협회가 할 일이지만, 협회는 정작 무능과 태만으로 그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하며 오히려 어린 선수들의 꿈을 빼앗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