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불과 하루 만에 세계증시 시가총액에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영국은 전 세계 금리파생상품과 외환시장 거래의 각각 50%, 40%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 거래에서 비중이 높아 향후 영국발(發) 금융 충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영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 만기 외화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하루 만에 50bp(1bp=0.01%)로 13.66bp 뛰고,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하락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공포지수(VIX)도 하루 새 50% 가까이 치솟아 변동성 장세를 예고했다.
◆하루 동안 세계증시 시총 3천조원 증발
26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세계증시 시가총액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기 전인 23일 63조8천136억6천만달러에서 24일 61조2천672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불과 하루 만에 2조5천464억달러(약 2천987조원)가 증발한 것이다.
이는 작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1천558조6천억원의 1.9배가량 되는 액수다. 이보다 범위가 적은 S&P의 글로벌 브로드마켓 지수(BMI) 기준으로는 하루 만에 2조800억달러가 날아가 2007년 S&P 다우존스 집계 이후 하루 시총 증발액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결정 당일 시총 증발액은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7천724억달러), 영국(3천608억달러), 프랑스(1천634억달러), 일본(1천508억달러), 독일(1천240억달러), 중국(928억달러) 순이었고, 한국은 702억달러가 증발해 홍콩(867억달러), 스페인(799억달러)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영국 등 유럽 주요국 부도 위험 폭등
영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 만기 외화채권에 대한 CDS프리미엄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하루 만에 50bp(1bp=0.01%)로 13.66bp 뛰었다. 이날 상승률은 40.4%로 하루 기준으로 2008년 3월 25일(66.67%) 이후 8년 만에 가장 컸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국외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을 떠나보내야 하는 EU 주요국들의 국가부도 위험은 더욱 치솟았다.
유럽을 필두로 억만장자들의 자산도 큰 폭으로 축났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세계 2위 부자이자 유럽 최고 부자인 의류업체 자라의 오너 아만시오 오르테가 가오나의 자산은 하루 만에 60억달러(약 7조원) 날아가 698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세계 1위 부자 빌 게이츠의 자산은 24억달러, 3위 부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자산은 23억달러, 4위 자산가인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16억달러가 각각 날아갔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의 자산은 11억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자산은 9억9천360만달러,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자산은 4억9천440만달러 각각 감소했다.
◆글로벌 IB, "금융시장 불안 지속…주가 10∼20% 하락"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영국 파운드화가 20%까지 떨어지고, 유럽의 주가가 10∼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향후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JP모건 등은 파운드화가 단기간 내 최대 20%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 결정에 하루 12% 추락해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파운드화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중국, 홍콩,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글로벌 신흥시장에서는 일본 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당일 7.3% 폭락한 일본 토픽스 지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할 때 현재보다 32% 빠질 수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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