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년 후 유럽 모습은…"쪼개진 영국·소수정예 EU"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로 향후 영국 연방이 쪼개지고, EU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소수정예 연합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현지시간) 세계 유수 외교, 경제 전문가 17명에게 브렉시트 5년 이후 세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장기전망을 물은 결과, 복수의 전문가가 이같이 예상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5년 후 '연합왕국(United Kingdom)'은 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으로 구성된 연방국 영국에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독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정치위기 연구·자문 회사 '유라시아 그룹' 설립자인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도 5년 후 '연합 왕국'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했다.

EU는 영국 외에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네덜란드 등 다른 국가의 추가 이탈로 그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대신, 이 경우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작지만, 결속력은 강화된 연합체로 성격이 변모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데니스 로스 전 백악관 중동담당 특별보좌관은 5년 후에도 EU는 존재하겠지만, 국제적인 영향력이 지금보다 약화하리라 전망했다.

이언 브레머도 EU가 실패한 정치·경제 실험으로 인식될 것이며, 유럽은 독일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이 "해체된 국제적 구조와 기준, 안보관계 속에 이전보다 훨씬 더 인기 없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하스 회장은 앞으로 EU에서 영국 외 다른 몇몇 국가가 탈퇴할 것이며, 이에 따라 남은 국가들은 EU와 좀 더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 역시 EU에서 추가로 몇몇 국가가 떠나겠지만, EU는 좀 더 관리하기 쉽고 조화로운 한편 프랑스와 독일의 협력관계 활성화로 단단하게 기반을 잡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이를 통해 좀 더 작지만 좀 더 헌신적인 공동체가 된 EU는 "어느 때보다 긴밀한 연합"을 보다 잘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매클로플린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메릴전략연구센터 전문가는 다른 유럽 국가들도 영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경우 향후 5년 전후로 EU는 위기에 빠질 것이며, 독일이 유럽의 경제, 정치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과 EU 모두 단기적으로는 침체에 빠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도 있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은 5년 후 영국은 경제, 금융 기반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경제학자 딘 베이커는 브렉시트 이후 EU는 긴축에서 벗어나 "높은 고용률과 건전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며, 영국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대니얼 플랫카 미국기업연구소(AEI) 외교국방정책 담당 부소장은 브렉시트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부상 등에서 보듯이 지금 세계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득세하고 있다면서 브렉시트가 "일종의 경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 정치권이 이 같은 현상을 만들어낸 하층민 증가, 난민 사태, 정부에 대한 분노 등 대중의 불만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면 브렉시트는 "1933년의 재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33년은 나치의 득세 등 "분열된 정치, 분노, 위험한 결정, 고립주의"가 만연했던 시기로, 이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이 밖에 데니스 로스 전 백악관 중동담당 특별보좌관은 영국은 미국과의 "특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봤다.

존 매클로플린은 러시아는 브렉시트에 따른 서방의 해체에 자국과 대결 관계에 있는 나토의 약점을 더욱 파고들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언 브레머는 브렉시트가 미국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을 것(ZERO)"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