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결정으로 정부가 연일 대책회의를 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 관점에서의 대책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전 세계 시가 총액 약 3천조원이 사라진 점도 서민 정서에는 와닿지 못한다. 당장 우리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예상되는 서민 경제 변화로는 우선 명품 가격 인하나 유럽행 여행 수요 증가 등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유로화 약세가 심해지고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자 같은 명품 제품이라도 유럽과 아시아 가격에 큰 차이가 생긴 바 있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경우 한국과 중국 등에서 일부 인기 제품 가격을 20% 인하한 것이다. 다만, 명품 가격 결정 요소 가운데 환율 변동 외 다른 변수가 많은데다 환율 급등락이 곧바로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가격 조정이 급격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브렉시트로 영국산 제품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대상에서 빠지면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브렉시트로 인한 또 다른 변화는 국내 여행객의 유럽 여행 증가이다. 파운드화나 유로화로 표시된 호텔 요금, 교통비, 식비 등이 상대적으로 싸져 여행객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유로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우리나라 등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유럽인들의 수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호텔업계는 브렉시트 여파에 따른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영국 화폐 가치 폭락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직구족들의 영국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일부 직구족은 지난 24일 오후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부터 영국 온라인 쇼핑몰이나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온라인몰을 찾아 발 빠르게 가격 비교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남녀 의류, 액세서리, 신발 등을 판매하는 영국 유명 쇼핑몰 '아소스'의 경우 국내 직구족뿐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가 몰린 탓에 24, 25일 한때 사이트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반면 위안화 급락으로 국내 온라인몰을 즐겨 찾던 중국 소비자의 발길이 영국으로 쏠릴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금값이 다시 상승해 돌반지도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안전자산인 골드바 등 금 제품을 사들이려는 문의가 부쩍 늘어 금에 대한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귀금속 도매상은 "최근 금값이 갑자기 오르면서 100여 통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10~20돈쭝짜리 골드바 가격을 문의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100돈쭝짜리 금괴 가격을 문의한 사람도 있다"고 했다.
환율 변화로 환차익을 노리는 이들도 많아졌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환전 시장에서는 추가 엔화 값 상승을 기대한 '엔화 사재기' 움직임이 뚜렷이 감지됐다. 1만~2만엔 정도의 소액 거래는 쉽게 성사됐지만 10만엔 이상 거래는 "지금 팔 수 있는 엔화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되는 상황이다.
한편 브렉시트로 인해 국내 조선'해운 업계 구조조정은 직격탄이 예상된다. 국내 하부 업체 및 관계 기관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브렉시트로 촉발된 소비심리 위축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경우 교역량이 줄면서 운임료와 신규 선박 수요 모두 감소할 수 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면 업체들의 생명줄을 쥔 채권은행들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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