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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시도민 간담회] "과업지시에 김해 있었나" "정치적 가중치 검증을"

27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공항 입지 결정에 따른 대구경북 시
27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공항 입지 결정에 따른 대구경북 시'도민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신공항이 백지화되기까지의 경과보고를 지켜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정부는 대구경북을 버렸다. 신공항 꿈을 짓밟았다."

27일 열린 '신공항 입지 결정에 따른 대구경북 시'도민 간담회'에서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각계각층 대표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 부산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반성과 대구경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해공항 확장안 비판

정부가 신공항을 정치적으로 결정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석연치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제대로 검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장시간 이동 등 인천공항을 이용하면서 생기는 불편을 해소하고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항공수송이 가능한 관문공항을 만들자고 주장해왔다"며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 신설로 3천8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지, 다른 시도에서 접근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수산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사무총장은 "정부가 정치적 가중치를 7%나 적용하는 바람에 신공항을 빼앗겼다"며 "앞으로 점수 가중치가 어떻게 적용됐는지 대구시와 경상북도, 국회의원들이 나서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은 "정부의 신공항 과업지시 내용을 확인해 김해공항이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과업지시를 변경하지 않고서는 김해공항을 대안으로 넣을 수 없기 때문에 분명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국회의원은 "세월호 때 가만있으라고 해서 다 죽은 적이 있다. 우리도 기다리면 잘될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검증단을 만들어서 김해공항이 과연 관문공항이 되느냐를 검증하고 가능하다면 우리가 새로운 공항을 대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신공항은 국론분열과 행정소모 등 쟁점 도구로 전락했고, 이번 결정은 대국민 사기극이었다"며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이 나라에도 지방이 있다는 걸 분명히 알려야 한다. 모든 진행 절차를 정지시키는 법적 대응을 한 후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대구경북의 반성과 계획

부산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대구경북 리더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주장을 통해 신공항뿐만 아니라 지방분권을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현 추진위 대외협력위원장은 "부산시민들이 나서서 유치 활동을 할 때 대구경북에서는 나서는 리더들이 거의 없었다"며 "우리의 정신과 자세를 바로잡고, 지금과 같은 사후약방문이 아닌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백영 지방분권 상임의장은 "여기 오신 사람들은 정말 대오각성을 해야 한다. 정치권과 경제계는 더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며 "이제 신공항부터 지방분권 개헌까지 투쟁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뜻과 힘을 모아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강주열 추진위 전 위원장은 "모두가 냉철한 반성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결의문이 확정되면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을 방문해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정부에 대해 섭섭함과 울분을 느끼지만 과연 우리가 우리 지역의 생존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단합하고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았는가 생각해본다"며 "오늘은 비난하고 분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힘을 모으는 자리다. 시도민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정부에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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