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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도 살지도 않은 조희팔, 검찰수사로 최종 '사망' 결론…막노동꾼에서 희대의 사기범이 된

김주원 1차장검사가 2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희팔 사기 사건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원 1차장검사가 28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희팔 사기 사건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5조원 대 유사수신 사기로 7만여명의 피해자를 낳은 조희팔 사건을 재수사한 검찰이 28일 중국으로 달아난 조씨가 2011년 숨졌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검찰은 지난 2년 동안 조희팔 측근들이 진술한 조씨 사망 정황 분석과 확보한 각종 자료를 과학적으로 검토한 끝에 "조씨가 사망한 것은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이라 불렸던 조희팔 사건은 최종 막을 내리게 됐다.

◆정말 죽은게 맞나?

희대의 사기꾼 조씨는 2008년 중국 밀항에 성공한 뒤 7년여 동안 죽지도 살지도 않은 인물이었다. 2012년 경찰이 인터폴과 공조수사 등에 근거해 조씨가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그가 활동하고 있다는 목격담 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조씨는 도피 3년이 지난 2011년 12월 중국 한 호텔 식당에서 한국인 여자친구 등과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 뒤 급체를 호소한 뒤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유족은 현지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유골을 국내로 들여와 경북 한 공원묘지에 안치했다. 사망 근거를 남기기 위해 장례 절차를 동영상으로 찍었다. 하지만 화장하는 바람에 조씨 유전자 검사를 할 수는 없었다.

사그라지지 않던 조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해 10월 그의 최측근이었던 강태용이 붙잡히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다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한국으로 송환된 강태용은 "2011년 겨울 조희팔이 사망했다.직접 봤다"고 밝혔으며, 조희팔 사기범죄 수익금을 은닉한 혐의로 법정에 선 조희팔 아들(30) 역시 "아버지가 중국에서 돌아가신 게 맞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후에도 강태용, 조씨 아들, 사건 연루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했으나 조희팔의 사망 사실을 뒤집을만한 결정적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조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희팔, 막노동꾼에서 희대의 사기범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막노동,도박판 허드렛일로 생계를 잇던 조희팔은 40대 중반에 한 다단계 업체에서 일을 배워 2004년 10월 ㈜BMC(Big Mountain Company)를 설립하게 된다.

그는 연 35%의 확정금리를 주겠다는 달콤한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건강보조기구를 사면 회사가 이를 찜질방 등에 빌려주고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다단계 업체를 운영했다.

이들은 뒷 사람이 낸 돈으로 앞서 가입한 이들에게 이자를 주는 형식으로 다단계를 운영했다. 이를 지속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2006년 부터 내사를 시작한 경찰은 2008년 10월 조희팔과 핵심 측근을 사기 혐의로 수배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조희팔 일당은 4년 동안 7만여명에게서 5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받아 이 중 2천900여억원을 챙긴 상태였다.

이들은 2008년 12월 수사망을 뚫고 중국으로 밀항했고, 중국에서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식당과 공장 등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2012년 5월 경찰이 "조희팔이 2011년 12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며 장례식 동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유족이 찍었다는 이 동영상과 중국당국이 발행했다는 사망진단서의 진위 여부 논란이 일면서 '위장 사망설'이 번졌다.

이를 두고 지난 2년 동안 재수사를 벌인 검찰은 결국 "2011년 12월 조희팔이 숨진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12년에 걸친 희대의 사기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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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관계자 포함 70여명 처벌

2008년 12월 조희팔이 망을 뚫고 중국으로 밀항하는 과정에는 석연찮은 점이 많았다. 조 씨는 충남 태안군 마검포항에서 양식업자 박모(42)씨 배를 타고 격렬비열도를 거쳐 서해 공해 상으로 나가 미리 대기하던 배에 옮겨 타고 유유히 중국으로 달아났다. 그는 이미 검찰'경찰의 비호를 받아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가 중국에서 숨어지낼 때도 한국에서 찾아온 경찰관과 골프를 치고 술을 마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건 재수사 나선 검찰은 지금까지 은닉자금 환수, 비호세력 규명 등에 주력해 검·경 관계자 8명을 포함, 70여명을 처벌했다. 여기에는 조씨가 운영한 유사수신업체 부회장을 맡아 재무와 전산 등을 총괄한 강태용과, 조씨의 수익금을 은닉한 그의 아들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검찰은 수사를 통해 현금 ,부동산 등 950억원 가량을 찾아냈다. 검찰은 이 금액을 2만명에 가까운 피해자들이 나눠 가지도록 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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