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봉구보다 인구 적은 아이슬란드, 잉글랜드 꺾고 '기적의 8강' 진출

마치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한 한국을 보는 듯하다.

'축구변방' 아이슬란드가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까지 꺾고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를 삼키고 있다. 유로 본선 진출 자체가 처음인 아이슬란드는 28일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둬 8강에 진출했다.

사실 아이슬란드의 선전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저변이 매우 얕은 데다 겉으로 드러난 전력도 변변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의 인구는 약 33만 명으로 서울시 도봉구(약 35만 명)와 비교할 만하다.

국내 프로리그는 아예 없고, 해외 진출 선수와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는 선수도 백여 명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대회 전 아이슬란드의 조별리그 진출 확률을 47.5%로 예상했고, 8강 진출 확률은 14.3%로 평가했다. 아이슬란드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나라는 웨일스, 북아일랜드, 알바니아뿐이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약점을 조직력으로 메웠다. 나라 이름 같이 얼음처럼 단단한 중앙 수비의 힘으로 주요 팀들을 차례대로 격파했다. 아이슬란드는 조별리그 포르투갈, 헝가리전에서 점유율 30%대에 그쳤지만 연달아 무승부를 기록했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오스트리아를 2대1로 꺾으면서 유로 첫 본선 무대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전에서도 점유율은 32%에 불과했지만, 날카로운 역습으로 승리를 따냈다.

'조용한 나라' 아이슬란드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아이슬란드는 수도 레이캬비크 시내 곳곳을 폐쇄하고 거리 응원전을 펼쳤는데, 시내 합동응원구역 EM 스퀘어에 모인 사람들만 최소 1만 명이 넘었다. 1만 명은 아이슬란드 인구의 약 3%다.

TV 시청률도 엄청나다. 현지 언론 몰긴 퍼핀은 "16강 진출을 확정한 조별리그 오스트리아전 TV 시청 점유율은 99.8%, 시청률은 68.5%를 기록했다"라면서 "잉글랜드전 시청률은 더욱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슬란드의 역사적인 장면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개최국 프랑스까지 날아간 현지 팬들도 많다. 잉글랜드전을 찾은 아이슬란드 원정 팬은 약 3만 명으로 국가인구의 약 9%를 차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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