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행보는 실망의 연속이다. 정부의 결정이 잘못됐음을 밝히고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은 고사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민간 차원의 집회나 간담회마저 불참하는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 신공항 백지화를 '강 건너 불' 정도로 여긴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자세는 그들을 국회로 보내준 대구경북민들에 대한 '배신'이나 진배없다.
27일 대구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열린 '신공항 입지 결정에 따른 시'도민 대표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대구 4명(정종섭, 김상훈, 곽대훈, 윤재옥), 경북 2명(이철우, 이만희)뿐이었다. 지난 25일 권영진 대구시장과 시민 2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남부권(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진상 규명 촉구대회' 역시 대구 국회의원 8명만 참석해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관심'을 잘 보여줬다.
특히 실망스러운 것은 주호영 의원의 행보다. 주 의원은 '신공항 백지화 국회 검증단장'이다.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지역의 의견을 누구보다 더 가까이에서 들어야 할 사람이다. 만사를 제쳐놓고 참석해야 하지만 두 차례 모두 불참했다. '선거혁명'을 일으켰다는 김부겸 의원도 27일 간담회에는 불참했다. 20대 총선에서 대구 시민이 자신에게 보낸 압도적 지지를 생각하면 두 차례 모두 참석해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했어야 했다.
홍의락 의원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25일 집회에 불참했다. 그 이유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 집회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꼭 연락을 받아야 참석하나? 성의가 없었다는 소리밖에 안 된다. 홍 의원은 27일 간담회도 불참했다.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어안이 벙벙하다"며 지역 의원 중 가장 강력하게 정부를 비판했던 유승민 의원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25일 집회에 불참한 것 역시 실망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이런 무성의한 행보는 심각한 대표성 위기를 낳을 수밖에 없다. 지역의 관심사와 이익에 무관심한 국회의원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대표답지 않은 대표들을 보면서 지역 주민들은 다음 선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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