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의 명품시장] <2>구룡포 시장

볼게 없다고? 그게 말이 돼? 이게 있는데!

9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라는 구룡포에는 구룡포시장이 손님들을 반긴다. 동해안 어느 시장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만한 품질의 수산물이 풍성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 아케이드 공사가 마무리돼 산뜻해진 구룡포시장 모습.
9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라는 구룡포에는 구룡포시장이 손님들을 반긴다. 동해안 어느 시장과 겨뤄도 뒤지지 않을 만한 품질의 수산물이 풍성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 아케이드 공사가 마무리돼 산뜻해진 구룡포시장 모습.

구룡포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이 어딘가 신비스러움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와 닿는다. 그도 그럴 것이 9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라는 전설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구룡포는 경북 동해안의 대표적인 어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어항답게 구룡포시장에는 대게와 과메기, 오징어, 미역 등 수산물이 대표적인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룡포시장은 1937년 일제강점기 때 구룡포항이 어업 전진기지로 형성되면서 일부 선주, 어업종사자들이 집단촌을 형성해 잡은 고기의 판매를 목적으로 형성됐다가 점차 상업 위주로 발전돼 시장 형태를 이뤘다.

1940년쯤부터 정기 시장을 형성해 대구와 청어, 꽁치, 오징어, 미역 등 풍부한 수산물과 농산물을 물물교환 방식으로 거래하기도 했다. 그 후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5일 정기시장이 이뤄져 현재는 구룡포 특산품인 과메기, 마른오징어, 꽁치, 가자미, 미역, 전복 등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싱싱한 채소와 생필품이 판매되고 있다.

구룡포시장은 최근에 아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시골 장터 같은 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장이다. 시장 뒤쪽 골목은 더욱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풍경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들어 맨다.

현재 1만2천여㎡ 부지에 105개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연간 1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찾고 있으며 매출도 200억원에 달해 어촌 마을 시장치고는 제법 짭짤한 소득원 노릇을 하고 있다.

항구에 위치한 시장답게 싱싱한 수산물들이 넘쳐나 시장을 찾는 손님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특히 푸짐하게 막 썰어 놓은 횟감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저절로 침이 넘어간다.

굳이 사지 않더라도 맛을 볼 수 있는 넉넉한 인심도 구룡포시장을 더 정답게 한다. 시장의 매력인 '덤'도 양껏 얹어주는 서비스 정신도 빠뜨리지 않는 곳이 구룡포시장이다.

구룡포시장을 찾으면 인근에 구룡포항과 근대역사문화관, 조금 더 멀리는 호미곶까지 둘러볼 수 있어 관광을 겸해 다른 지역에서 들르는 손님들도 제법 많다. 관광객들은 이곳에 들러 싱싱한 수산물과 선물용 미역, 오징어 등을 바리바리 사들고 간다. 대도시 대형 마트보다 질 좋고 저렴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지갑을 열게 하기 때문이다. 쌀도 유명하다. 농약이 아닌 메뚜기를 이용한 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 성동쌀이 그것이다.

구룡포시장에는 국수가 특히 유명하다. 바닷바람에 국수를 건조시켜서 만드는데 바닷바람에 포함된 염도에 따라서 반죽에 들어가는 소금양이 달라진다고 한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결같이 국수를 뽑아낸 제일국수공장의 국수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또 할매국수는 구룡포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 번쯤 맛을 보는 국숫집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한 케이블방송의 전파를 타면서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져 찾는 이가 부쩍 늘었다.

특히 지금은 제철이 아니지만 겨울 구룡포시장을 찾으면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대게와 과메기다. 원래 대게의 최대 생산지가 구룡포라는 사실을 대부분 잘 모르고 있는데 구룡포는 국내 최대 대게 생산지다. 이곳에서 위판된 대게가 전국으로 판매되는 것이다.

과메기도 구룡포 덕장에서 여물어져 전국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이때쯤이면 구룡포시장을 비롯해 구룡포 곳곳에서 대게 찌는 소리가 넘쳐나며 잘 여문 과메기를 맛볼 수 있다.

생산 현지에서 맛보는 대게와 과메기는 다른 곳에서 구입해 먹는 것과는 사뭇 다른 맛이다. 이렇듯 구룡포시장을 찾으면 볼거리와 먹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3, 8일에는 장도 선다.

포항시 김영철 경제노동과장은 "구룡포시장은 정겨움이 넘쳐나는 전통시장으로 다양한 수산물과 농산물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대게와 오징어, 과메기, 미역 등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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