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요즈음 내가 사는 동네를 둘러보면 꽃들이 모여 한 송이 부케처럼 생긴 꽃이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크고 화사한 꽃이 눈에 띈다. 화려함에 이끌려 꽃을 자세히 보면 예상치 못하게 작은 꽃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하나의 큰 꽃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로 오늘 소개할 야생화 '수국'이다. 꽃이 피기 시작한 초기의 수국은 녹색 빛을 띠는 흰 꽃이었다가 점차 밝은 청색으로 변하게 되고, 그 후 자색으로 바뀌게 된다.
비단에 비유되기도 하는 꽃이 바로 수국이다. 수국의 한자 이름은 '수구화'로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비단만큼 아름답다는 뜻이다.
꽃 색이 다양해서 '칠변화수국'이라고도 불린다. 이름처럼 다양한 꽃 색을 보여준다. 꽃을 자세히 보면(사진 참조) 가짜 꽃과 진짜 꽃이 있다. 가짜 꽃(헛꽃, 암술과 수술이 없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서 다양한 색을 만든다. 그러나 진짜 꽃(참꽃, 열매를 맺는 꽃)은 가운데에 있다. 수정을 하고 난 뒤에는 꽃잎이 180도로 뒤집혀 버린다. 즉 '나는 결혼한 꽃이에요'라는 뜻이다.
수국에도 전설이 있다. 옛날에 '국'이라는 예쁜 소녀가 살고 있었다. '국'은 옆집에 사는 '수'라는 남자를 사랑하였는데 '수'는 언제나 '국'이를 보면 아주 차갑게 대했다. 어느 날 '수'는 그녀를 따돌리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비가 온 뒤라 산이 많이 미끄러웠다. 결국, '국'은 '수'를 따라 가다가 그만 절벽 밑으로 미끄러졌고, 간신히 절벽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외쳤지만 '수'가 그녀를 구하려 손을 내밀었을 때 그녀는 이미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수'는 자신이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 상심하다가 자신 또한 절벽 밑으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것을 뒤늦게 안 그들의 부모들이 그들을 따로따로 묻어줬는데, 그 후 그들의 무덤가에 꽃이 피어났다. 그 꽃이 자라나기 시작하며, 서로 무덤까지 이어져 마주 보게 되었는데 그 꽃을 수국이라고 부르게 되었단다.
수국은 토양 산성도에 따라 산성이 강하면 푸른빛을 띠고, 알칼리가 강하면 분홍빛을 띤다고 알려져 있다. 그 때문인지 꽃말이 '변심'이다. 그래서 수국을 심을 때에는 토양에 첨가제를 넣어 원하는 색으로 꾸밀 수 있어 조경을 할 때 많이 애용되는 꽃이기도 하다.
수국 잎은 차로도 마신다. 수국차를 흔히 '이슬차'라고 부른다. 수국차는 은은한 단맛과 박하를 닮은 향을 내는데, 카페인과 칼로리가 없어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또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한 열이 날 때, 심장을 강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수국 줄기는 말려 차로 만들어 먹거나 단것을 금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설탕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또한 혈액순환 효능을 가지고 있어 여름 더위를 이기는 데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화려하면서 꽃 하나하나는 수수한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까지 간직한 수국, 수국이 피어 있는 산이나 길가에서 여름을 느껴보길 바란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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