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모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자생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과 함께 팀 성적이 곤두박질 치고, 전력 강화 작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야구단을 경영할 의지가 제일기획이나 삼성 그룹에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단은 아직 독자 생존 능력이 부족하다. 구단 대부분이 모그룹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그룹은 올해 삼성 라이온즈를 제일기획 산하 스포츠단에 편입시켰다. 그 같은 조치를 단행할 이유로 독자 생존과 효율적 경영 강화를 내세웠다.
야구계 인사 A씨는 "프로스포츠라면 독자적으로 생존할 길을 찾아야 하는 게 당연하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이 걷는 길이 맞다고 본다"며 "다른 구단들도 결국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 그룹이 최근 쇄신을 이야기할 때 종종 야구단을 거론하기도 했다.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게 논조였다. 그 와중에 제일기획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도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현재 제일기획의 매각 작업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 그 속에 스포츠단 인수도 포함되는지는 오리무중이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최강을 자랑하던 삼성 라이온즈의 전력이 흔들리고, 성적도 급격히 추락했다. 구단 수뇌부, 나아가 모그룹 고위층의 야구단 경영 의지가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구단 관계자 B씨는 "제일기획을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야구단을 아무도 떠맡지 않으려 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는데 야구단 구성원들의 사기가 높아질 리가 있겠느냐"며 "야구단을 동네북 취급하고 운영 주체가 언제 또 바뀔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너희는 야구나 잘하라'고 말하기는 민망한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C씨는 "야구단을 경영할 의지가 없다면 아예 공개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야구단을 계속 운영할지, 매각할지 결정하지 않은 채 애매한 행보를 취하면서 적자만 내는 못난이 취급하는데 일할 맛이 날 리 없다"고 했다.
프로 구단이라면 경영 효율화뿐 아니라 좋은 경기력과 뛰어난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게 당연한 목표다. 하지만 최근 삼성의 행보는 독자 생존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케팅을 강화한다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건으로 얼마나 소비자를 만족시킬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 해설위원 D씨는 "당장 경기력을 높일 방안에 더해 노후화한 경산볼파크 시설 개선, 유망주 육성 시스템 점검 등 장기적으로 구단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밑그림까지 그리려면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며 "어디서 재원을 마련할지 구단 고위층이 현장과 교감하면서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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