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키우는 것도 대안이다

김해공항, 확장해도 관문공항 기능 역부족

대구공항 시설 개선·국제선 증설 지원해야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 정부의 김해공장 확장안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다. 제대로 된 공항을 갖고 싶어하는 대구경북의 열망을 좌절시키고 지역 갈등만을 고려한 미봉책이었음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앞으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영남권 신공항 논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구공항을 거점공항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해공항은 정부 계획에 따라 확장하더라도 남부권을 아우르는 관문공항이 되기 어렵다. 짧은 활주로 길이, 주변 확장성 등의 걸림돌로 인해 중장거리 노선과 항공화물기 취항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동대구~김해 고속철이 계획돼 있지만 기존 경부선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효율성이 의문스럽다. 이 때문에 정부가 확장하는 김해공항의 기능을 제2의 관문공항이 아니라, 거점공항으로 규정했을 것이다. 앞으로 대구와 부산에서 계속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볼 때 영남권 신공항 논의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의 항공 수요에 맞춰 대구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구공항은 지난해 170만 명이 이용했지만 올해는 국제선 증설로 250만 명을 예상할 정도로 항공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대구공항은 대구공군기지(K2)와 함께 사용하긴 하지만, 활주로 길이를 늘이고 여객 청사와 주기장 등 시설을 보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경쟁력을 갖춘 공항으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는 것이다.

대구공항의 입지 여건은 김해공항보다 훨씬 낫다. 대구 도심 및 KTX동대구역에 가까이 있고 구미와 포항, 경남, 대전 등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항공 수요 확장에 유리하다. 영남권 신공항이 제대로 됐더라면 효율성 측면에서 대구공항을 포기할 수 있었지만, 현재 상태로 방치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공항이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28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250만 도시에는 국제공항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대구공항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대구시와 논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 차관의 말처럼 대구공항의 시설 확장과 국제선 증설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늬만 국제공항으로 되어 있는 대구공항을 이름에 걸맞도록 대대적인 투자와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대구공항이 거점공항으로 거듭나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가로 막혀 있는 K2 이전의 매듭을 풀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관문공항이 만들어질 때까지 정부는 대구공항을 키우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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