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직 직장인 이모(32) 씨는 일하는 중간에 피로가 많이 쌓이면 주변 '만화카페'를 찾는다. 이 씨는 만화책에 크게 흥미가 없지만, 만화카페에는 칸막이가 설치된 개인공간과 푹신한 소파가 있어서 낮잠을 자기 그만이기 때문.
커피 등의 음료와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어 출출할 때도 종종 만화카페에 간다. 이 씨는 "몇 달 전 처음 만화카페를 가게 된 것도 '낮잠카페'를 검색하다 알게 됐다"며 "예전 칙칙한 만화방이 아니라 쾌적해 낮잠 자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만화카페나 스터디카페 등을 찾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동성로와 경북대 등 주로 젊은 층이 찾는 상권 일대에는 만화카페나 스터디카페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8일 찾은 경북대 북문 일대에는 만화카페라는 이름을 단 곳만 4곳이고 1곳은 개점을 준비하고 있었다. 카페 내부에는 만화책을 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낮잠을 자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학생 구은진(23) 씨는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하다 잠깐 만화카페를 찾았다. 조용하고 자리도 편해서 혼자 있고 싶을 때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만화카페 운영자들도 낮잠카페에 가깝다고 얘기한다. 동성로와 칠곡 등에서 만화카페를 운영하는 이태환(50) 씨는 "상당수 손님이 만화보다 낮잠을 자거나 쉬러 오고 있어 수면안대도 제공한다. 특히 동성로 영업점은 20, 30대 직장인들이 점심때에 잠깐 눈을 붙이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독립된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은 스터디카페를 많이 찾고 있다. 스터디룸이 아닌 독서실 형태의 개별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 앉아 있으면 개인공간이 확보되고, 스마트폰 충전 설비 등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동성로 한 스터디카페에도 홀로 앉아 스마트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고등학생 손모(17) 양은 "학원이나 약속시간이 중간에 빌 때 앉아서 쉬거나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을 때 충전하러 들리기도 한다. 무인스터디카페는 자판기로 비용을 지불하고 비용도 시간당 1천원 정도라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김동일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층은 취업 등 개별화된 과제가 명확해 개인적인 생활을 선호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이중적인 감정이 개방적이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터디카페 등을 찾게 되는 이유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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