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가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기업들이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브렉시트가 최초의 유럽연합 탈퇴인 데다 상황에 따라 파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기업들은 수출국 및 결제 통화 다변화, 영국 현지 물류창고 신설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유럽 내에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업 경우 판촉 행사(프로모션)를 자제하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 법인을 거쳐 유럽에 농기계를 수출하는 대동공업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수출용 신제품 출시 때 유럽 내 할인 행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현지 물류창고 설치를 고려 중인 기업들도 있다. 벨기에를 중심으로 물류창고를 운영 중인 절삭공구 업체 대구텍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 수출 때 세관 통관을 하느라 1, 2일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영국 창고를 신설하든지 현재 운영 중인 영국 지사에 물품을 미리 보냈다가 주문량에 따라 배송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고 했다.
환율 변동을 예의 주시하는 기업도 많다. 자동차부품업체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은 지난 25일 김용중 회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었다. 이 업체는 유럽 경기가 꾸준히 악화하면 세계 금융 무게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중국 업체와의 거래를 늘리는 방안을 살피기로 했다.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 관계자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엔화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달러화 베이스로 수출하던 만큼 지금이 기회라고 본다"면서도 "유럽 내 주 고객사인 지엠과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생산량이 줄지 않기만 바라며 수출국 및 생산공장 다변화를 고려 중이다"고 했다.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28일부터 브렉시트 긴급 대응체제로 전환하고 적어도 다음 달 말까지 '브렉시트 대응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본부 소속 현장자문위원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유럽한국기업연합회 등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브렉시트 모니터링을 강화해 지역 수출기업의 대응을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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