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덕도에 시장직 건다던 서병수, 왜 김해 가나

정부안 수용 5일 만인 1일 현장 방문…예타조사 생략 요구

가덕도 신공항에 시장직을 건다고 했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한다고 발표한 지 닷새 만인 1일 김해공항 현장을 방문한다. 시장직 사퇴의 배수진까지 치며 가덕도 신공항에 목을 매던 자세에서 돌변한 데 대해 '식언'(食言)이라는 비판이 잦아들기도 전에 자신의 임기 후반 시정 역량을 총동원해서 김해공항 확장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서 시장의 현장방문은 민선 6기 하반기 시정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김해공항 확장과 함께 부산의 미래, 서부산권 개발의 큰 그림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차선책을 확보한 부산은 잃은 게 없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밀양신공항에 올인하고 차선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대구만 불쌍한 처지가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서 시장의 현장방문에는 부산시 도시계획실장, 교통국장, 서부산개발국장, 시정혁신본부장, 해양수산국장, 대변인, 건설본부장 등 부산시 주요 간부들이 대거 동행한다. 부산시는 또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해 줄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올 하반기에 김해공항 확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내년 중 공항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와 보상작업을 마무리하고 2021년 공항 건설공사에 들어가 2026년 김해신공항을 완공하게 된다. 그러나 구체적 예산 투입이 되지 않은 상태로 내년 대선 시기를 맞이할 경우 신공항 이야기가 불거질 게 뻔하고 다시 지역 간 갈등 구도 속으로 빠져들 경우 김해공항 확장마저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를 부산시가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업을 조기에 확정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부산시내 공항 확장이라는 쐐기를 박아놓자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덕도신공항 유치 실패로 고조되는 자신에 대한 나쁜 여론을 조기에 김해공항 확장 쪽으로 돌려서 궁지를 벗어나려는 서병수 시장 개인의 정치적 포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의 요청대로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을 생략하면 올해 안에 공항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까지는 기본 및 설시설계에 착수할 수 있어 전체적인 김해신공항 건설 공정이 1년가량 빨라질 전망이다. 이 수순은 김해공항 확장이 아니라 김해신공항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맞아떨어져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서 시장은 "신공항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을 끌면 끌수록 김해공항 확장안이 정치 문제로 비화하거나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부산시민이 바라는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으로 김해신공항이 제대로 건설될 수 있도록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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