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과 사업비 환수, 원장 사임과 직원 무더기 징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새 원장 선임 과정에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진흥원은 안경비즈니스센터(아이빌) 홍보비를 이중 지출한 사실이 적발돼 올해 초 대구 북구청으로부터 850여만원을 회수당하고, 이후 손진영 전 진흥원장(사임)을 제외한 직원 15명이 회계 부정 등으로 무더기 징계를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진흥원이 연간 수십억원의 공적자금을 운용하면서도 사실상 공공기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점이 드러났다.
진흥원은 현재 새 원장 선임 작업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2~22일 새 원장 공모를 진행했고, 모두 12명의 지원서를 받았다. 또 같은 달 2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원장 후보들을 면접'심사할 공모위원 8명을 선임하고, 30일에는 원장 공모추천위 1차 회의를 열었다.
공모위원 8명은 진흥원 이사장과 안광학협동조합 이사장, 대구시의회 의장이 추천하는 인사 5명과 당연직 인사들로 구성됐다. 진흥원에 따르면 이달 중 공모추천위에서 2명의 후보를 가리고 이사회에서 신임 원장을 최종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원장 선임 절차다. 통상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의 원장 채용 때는 원장추천위를 먼저 구성, 원장 후보의 자격조건부터 정하고 이후 선임 절차를 진행한다.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그런데 출연기관이 아닌 비영리법인인 진흥원은 후보 신청을 먼저 받고 그 뒤에 원장추천위가 구성됐다.
진흥원 정관은 '원장(후보)은 공모추천위를 구성해 복수 추천하고, 이사장이 임명한다' '공모위원은 이사회 의결로 구성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 진흥원이 제시한 원장 자격요건은 진흥원 경영 비전과 능력을 갖춘 자, 안광학산업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등 일반적인 내용이다. 안광학 산업 종사 기간이나, 관련 학위 등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진흥원 측은 "원장 공모는 사전에 이사장의 결재를 받아 진행해 문제가 없고, 안경업 특성상 자격 요건에 관련 대학 학위를 요구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지역 안경업계 일각에서는 진흥원의 새 원장 절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흥원에 제기된 갖가지 의혹의 사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새 원장이 이미 특정인으로 내정됐다는 소문까지 널리 퍼졌다"며 "이러다 대구 안경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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