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규모 학교 통합] '행복학교' 유가초, 신설학교로 옮기면 불행?

대구 달성군 유가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학교 이전 통합을 찬성
대구 달성군 유가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학교 이전 통합을 찬성'반대하는 현수막이 각각 걸려 있다. 성일권 기자

최근 소규모 학교 통합과 관련된 논란은 대구 달성군 유가면에 있는 유가초등학교를 두고 지펴졌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012년 폐교 위기에 처한 유가초를 문화예술 중점학교인 '행복학교'로 지정해 왔다. 그러다 인근 테크노폴리스 내에 들어선 아파트로 인해 급격한 학생 수 감소가 예상되자 오는 9월 유가초를 테크노폴리스 내 신설학교(가칭 '테크노 4초')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통폐합이 아닌 신축'이전'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시민단체, 학부모들은 '수년간 해온 행복학교 정책을 스스로 뒤엎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유가초를 두고 일어난 몇 가지 쟁점들을 살펴봤다.

◆통합하면 행복학교 없어진다?

교육청의 유가초 이전 결정에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린 행복학교 사업을 스스로 뒤집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지금까지 행복학교인 유가초에 대해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학교 시설 개선 등에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와 상반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유가초의 경우 통폐합이 아닌 '신설 학교로의 이전'임을 분명히 했다. '유가초' 교명을 이어갈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운영 등 행복학교 교육 과정을 신설 학교에서도 운영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 학교에서의 적응을 돕고자 교장,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 전원을 신설 학교로 그대로 배치하기로 했다.

한명진 유가초 교장은 "지금은 학교 곳곳이 낡고 음악관 무대가 비좁아 오케스트라 단원 10명이 올라가면 꽉 차는데, 학교 이전이 이루어지면 더욱 좋은 교육 환경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행복학교 교육과정은 일반적으로 전교생 100명 수준에서 펼쳐지는데, 유가초는 얼마 안 가 학생 수가 이를 밑돌 전망이다"며 "현재 유가초 재학생 114명 중 이미 신설 학교 근처로 이사한 학생이 20명 이상 된다"고 했다.

또 유가초를 이대로 놔두면 향후 5년 안에 '소규모 학교' 수준을 넘어선 '과소 학교'가 되는데 이때는 행복학교는 물론 정상적 교육과정까지 운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과소 학교에 대해 교육청 지원으로 근근이 행복학교를 유지하도록 한 것은 행복학교 본래의 정책 취지에 벗어나는 일이다"며 "행복학교는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학교지 과소 학교에 대한 특혜를 주려는 정책이 아니다"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 확충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교육청이 추진하는 소규모 학교 통합에 대해 누리과정으로 어려워진 예산 상황을 극복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최근 논평을 통해 "누리과정의 무리한 예산 편성을 위한 경제적 시각에서의 결정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정책은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교육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 재원은 통합학교의 교육환경 개선 및 각종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고스란히 학생들에 대한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실제 새본리중의 경우에도 통합으로 받은 교부금을 다목적교실, 건물 리모델링, 수영장 신축 등에 쓰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획기적인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1순위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